이명박 첫 재판 출석
수갑 차지 않고 노타이 양복 차림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구속된지 62일 만인 23일 첫 정식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눈길을 끄는 모습은 수갑과 포승줄 없이 호송차에서 내렸다는 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법정에 나오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2일부터 개정된 수용관리 및 계호 규정에 관한 지침에 따라 65세 이상이나 여성, 장애인, 도주의 우려가 낮은 수용자에 대해서 보호장비를 완화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규정이 생기기 전에 재판을 받았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은 이 규정이 생긴 이후에 열리게 됐고 고령인 점을 감안, 이 규정이 적용돼 수갑과 포승줄을 착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2시께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법정 안으로 들어왔다. 방청석을 한 번 살피고는 교도관의 부축을 받아 피고인석에 앉았다. 방청석에는 이 전 대통령의 세 딸이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나와 아버지의 재판을 지켜봤다.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이시형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재판 시작 1시간이 넘자 이 전 대통령 측은 휴정을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피고인 대기석으로 들어가면서 방청석 앞쪽에 나란히 앉은 가족 등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방청석에는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하금열 전 비서실장 등도 법정을 찾았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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