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장 취재 외신기자단 원산 도착
南취재진 제외
북한 도착 외신 기자단, 원산서 1박 후 풍계리로 이동할 듯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22일 북한에 도착한 외신기자단이 원산에 도착했고 일부 기자는 처음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22일(현지시각)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을 출발한 외신기자단이 북한 원산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아시아 특파원 톰 체셔는 첫 소식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 조사관 대신 언론인들을 초청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라면서 "특히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 만날 예정이라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폐기는 수요일에서 금요일 사이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매우 엄격한 통제 하에 있지만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애초 북한의 선제 제안에 따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로 한 한국 취재단은 북측이 취재진 명단 접수에 응하지 않아 고려항공 전세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5일 이번 취재와 관련한 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알려왔지만,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명단 접수를 거부했다.
앞서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를 외신에 공개하기로 하면서 일본 언론을 대상에서 제외해 재팬패싱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은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일본만 초청대상에서 제외하고 대산 영국을 포함시키며 취재 국제기자단을 한국·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으로 한정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3일 '북한 핵실험장 23~25일 폐기 현장취재서 일본은 제외'라는 기사에서 일본 취재진이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산케이신문은 핵실험장 폐기행사 개최 의도에 대해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동결, 폐기의 자세를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국 언론 수용 명목으로 북한이 외화를 획득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남북 간 고위급회담을 중단했으며, 당초 초청키로 했던 한국 언론인들의 입국도 불허하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안타깝고 유감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북측이 먼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우리 측 기자단을 초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남북 간 모든 합의는 반드시 이행해 과거의 대결과 반목을 끝내고 새 시대로 나아가자는 것이 판문점 선언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측 취재진의 방북은 무산될 기로에 놓였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그대로 진행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목한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