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고장 걱정 없는 아웃도어 카메라
<옥석 가리기, '블랙리뷰어'는 전자 제품 전문 리뷰입니다. 소비자 관점을 장착한 한국경제·한경닷컴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제 돈내고 사려는 제품의 제 값을 매기는 게 목표입니다. 전자 관련 소비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지만,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에도 접근합니다.- 편집자 주>
여행지의 추억은 사진으로 남는다. 하지만 바다나 계곡 같은 물가에서 전자기기 사용은 여전히 꺼려진다.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단위를 넘나드는 전자기기들이 고장 날까 우려되는 탓이다.
최신 스마트폰은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지만, 물속에서 움직임이나 충격이 없는 때에만 방수 성능이 보장된다는 한계가 있다. 바닷가나 계곡에서 수영하는 등 움직임이 많을 경우 침수 우려가 여전하다. 방수팩을 씌우는 선택지도 있지만, 물이 새 거나 습기가 차는 상황이 걱정으로 남는다.
한 가지 대안으로 방수 카메라를 골랐다. ‘니콘 쿨픽스 W300s’는 니콘이 가장 최근에 선보인 콤팩트 방수 카메라다. 1650만 화소에 광학 5배 줌, 조리개 값 F2.8, 4K 30p 촬영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수심 30m에서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4m 낙하에도 버티는 내충격성은 덤이다.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오키나와로 휴가를 떠나면서 카메라의 방수, 내충격성을 직접 테스트했다. 우선 국내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오키나와 고우리섬 모래사장에서 니콘 쿨픽스 W300s를 떨어뜨리길 반복했다. 바닷물로 젖은 모래에 카메라가 박힐 정도로 던졌다. DSLR이었다면 완전히 파손될 정도의 충격이었고 스마트폰이더라도 액정에 금은 갔을 상황이었다.
모래에 박힌 채 바닷물이 들어와 카메라가 잠기는 상황도 수차례 벌어졌다. 카메라 무게가 최신 스마트폰보다 가벼운 231g에 그친 탓에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갈 뻔했던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카메라에는 흠집 하나 남지 않았다.
“오카상~ 헨나 히또 아루!(엄마~ 이상한 사람이 있어!)” 카메라를 해변에 던지고 줍기를 반복하는 기자를 주변 일본인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할 즈음 카메라 렌즈에 묻은 물기를 적당히 닦아내고 전원을 켰다.
난 무엇을 위해 이상한 사람이 된 걸까. 카메라를 내동댕이친 보람도 없이 방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전원이 켜지고 사진이 찍히기 시작했다. 줌인, 줌아웃, 모드 변경 등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혹독한 테스트를 하며 내심 배터리 커버 부분으로 물이 스며들 수 있겠다는 우려를 했었지만, 꼼꼼한 실링 덕인지 배터리는 뽀송뽀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사진 결과물은 ‘똑딱이 카메라’에 어울리는 상태였다. 대상이 가까이 있거나 중심부에 위치한 경우는 사진이 선명했지만 멀리 떨어진 주변부의 경우 선예도가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DSLR은 물론, 최신 스마트폰 사진과 비교해도 약간 모자라다는 느낌을 주는 화질이었다.
어두운 환경에서의 사진 촬영도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했다. 수족관에서 움직이는 물고기를 촬영한 사진은 대부분 초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함께 사용한 스마트폰이 물고기들을 또렷하게 포착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니콘 쿨픽스 W300s에는 전면 플래시가 탑재됐다. 하지만 수족관 유리에 빛이 반사되는 탓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 물속에서 사용해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텐데 스쿠버다이버를 제외한다면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인 부분이다.
밝은 곳에서 가까이 있는 대상을 촬영했을 때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줬다. 빠른 비트에 맞춰 오키나와 전통 춤을 추는 이들을 사진에 무리 없이 담아낼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비교해 부족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배터리 성능도 발군이었다. 하루 일정을 마친 뒤에도 쿨픽스 W300s 배터리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중도에 배터리를 충전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충전기를 챙겨갔지만, 3박 4일 동안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니콘 쿨픽스 W300s는 아담한 크기에 가벼운 무게를 지닌 컴팩트 카메라다. 단순히 사진을 찍을 목적이라면 컴팩트 카메라보다 스마트폰이 나은 선택이 될 터이다. 다만 물에 들어가거나 카메라를 쉽게 떨어뜨릴 수 있는 상황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이 제품은 모든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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