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이 시끄럽다. 언제나 시끄러웠지만 요새는 더욱 시끄럽다. 바로 몇몇 사람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 모 정당의 지지자로 자기네 정당을 욕하는 글의 공감수를 올려, 상대 당을 나쁘게 보이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정 정당에 관계없이, 나는 댓글을 조작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댓글 조작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고.
댓글을 보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 사람은 뉴스를 볼 때 그 기사의 댓글을 보고 여론을 판단한다. 댓글에는 공감수가 있어서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첫 페이지에 보이고 공감을 얻지 못한 댓글은 뒤로 밀린다. 따라서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을 첫 페이지에 보이면 그 기사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에 동조하는 성향을 보일 수 있다. 댓글 조작을 시행한 사람들은 이 점을 노린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댓글을 조작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옛 왕조의 폭군을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폭군이 나오면 몇몇 신하를 제외한 대다수 신하는 그 폭군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당연히 그 폭군은 자기가 성군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후대의 사람들 생각은 어떠한가? 당연히 폭군은 폭군으로, 성군은 성군으로 생각한다. 이 댓글 조작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지금 댓글 조작으로 잠시 명성을 얻은들, 역사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정말로 자신의 당을 사랑한다면 자신의 당이 올바른 행동을 하게 쓴소리도 하고, 옳은 행동을 하면 칭찬도 하며 자신의 당을 정말 사랑받는 당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도 댓글을 조작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아니,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자신의 행동을 자기 스스로 돌아보라고. 지금 가치 있다고 착각하는 일들이 사회를 부패시키는 바이러스가 아닌가 생각해보라고. 민주주의는 여론이 바탕이다. 따라서 참된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려면 여론에 왜곡이 없어야 한다. 댓글 조작은 분명 민주주의를 부패시키는 악질적 독소다.
김기현 생글기자(홈스쿨) kimkihyunof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