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29세에 한화 총수 '최연소'… 최태원, 38세에 'SK 사령탑'

입력 2018-05-20 18:39
구본무 LG그룹 회장 타계

재계 오너 '세대교체' 바람

재계 30~40대 승계 보니
정지선 현대百 부회장 35세
구광모·이웅열은 40세
조현준 효성 회장은 49세에

젊은 총수들, M&A 등으로
기업 수준 한 단계 끌어올려


[ 김보형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 타계로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함에 따라 구 상무에 앞서 30∼40대 나이에 대기업 총수 자리에 오른 사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갑작스러운 부친의 타계 등으로 젊은 나이에 대기업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과감한 신사업 도전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경제계의 평가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6)이다. 김 회장은 1981년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 창업주인 김종희 회장이 타계하자 29세에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은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 해외수주담당 이사로 입사했고 이듬해 사장으로 취임했다. 1980년 한국화약그룹 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그룹 회장에 오른 뒤 올해까지 38년째 재계 최장수 회장을 지내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1982년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과 경인에너지(현 SK인천석유)를 인수해 석유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졌다. 2002년엔 대한생명을 사들여 금융 부문을 화학과 함께 한화의 양대 축으로 키웠다.

2014년엔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석유화학),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방위산업)를 인수하는 2조원대 초대형 M&A를 성공시켰다. 민간 주도의 자발적 산업 구조조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30대에 경영권을 물려받은 총수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58)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67),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46) 등이 있다. 최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1998년 타계하자 38세에 SK 회장에 취임했다. 최 회장은 1992년부터 그룹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과 SK(주) 상무 등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했다. 올해로 취임 20주년을 맞은 최 회장은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정유와 통신 등 내수 중심이던 SK의 사업구조를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최 회장 취임 당시 34조1000억원이었던 SK그룹 자산은 올해 189조5000억원으로 다섯 배 이상 늘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6남인 정 이사장은 1987년 36세에 옛 현대그룹 소속 현대중공업 회장을 맡았다. 정 이사장은 정계 진출과 함께 1991년 현대중공업 고문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현재까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로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정지선 회장은 2007년 35세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1년 현대백화점 기획실장(이사)으로 입사한 뒤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2003년 그룹 총괄 부회장직을 맡았다. 2006년 부친인 정몽근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사실상 회장으로서 그룹을 이끌어오다 이듬해 정식으로 수장 자리를 맡았다.

40대에 총수직에 오른 인물로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62)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50)이 꼽힌다. 이 회장은 1996년 40세에 총수에 올랐다. 이 회장 취임 이후 코오롱은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와 폴더블 폰에 들어가는 투명폴리이미드필름 등을 개발하는 등 섬유에 치중한 코오롱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조 회장도 지난해 부친인 조석래 회장이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자 49세에 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은 1997년 효성T&C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1998년 (주)효성 전략본부 이사를 거쳐 2003년 부사장, 2007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수업을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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