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진출작'으로 개봉 전부터 이름을 날린 영화 '버닝'과 '공작'이 전 세계인 앞에서 베일을 벗었다. 외신과 해외 영화인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버닝(이창동 감독)'의 월드 프리미어가 열렸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출연하고 '시' '밀양' '오아시스' '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버닝'은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버닝'은 전 세계 언론과 예비 관객들로부터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이날 '버닝'을 관람하기 위한 2300여 명의 관객으로 대극장이 가득 찼으며, 상영이 끝난 뒤엔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을 향한 기립박수와 찬사가 약 5분간 이어졌다.
"대단하다, 놀랍다, 강렬하다.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했다. 관객들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 위원장
"미장센과 연기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걸작 그 자체" -프랑스 배급사 디아파나 미셸 생-장 대표
"올해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다. '버닝'은 위험하면서도 아름다운, 쇼킹하면서도 놀라운 영화다"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모든 프레임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연출됐다" -지오바나 풀비 토론토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거인의 작품. 외형적으로 단순해보이지만 대단한 밀도. 아름답고, 영화적이고, 지적이다" -르 필름의 루카스 누네스
또한 현지에서 '버닝'을 관람한 외신 기자들은 SNS를 통해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다면 모던 시네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마스터피스(걸작)", "아직도 손발이 떨린다", "레전드(전설)" 등의 찬사를 보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으로 초청된 '공작'은 11일(현지시각) 밤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이 출연한다.
'공작'은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날 상영이 끝나자 객석에선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감독과 배우들은 뜨거운 호응에 화답했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한 영화다. (윤종빈 감독은) 다음에 경쟁부문에 초청될 것"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 위원장
"영리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스파이 스릴러다. 비밀 작전이 펼쳐지는 내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러닝타임 내내 냉철하고 장엄함을 유지한 편집이 인상적이며, 감독의 상당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영국 영화 전문지 스크린데일리
"아시아 영화 특유의 스타일리시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가득 차 있다. 캐릭터들이 이끌어 가는 흥미진진한 영화다.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으로 완성된 감동적인 캐릭터가 큰 울림을 전한다"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
"남북한을 둘러싼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유니크한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의 씨릴 버켈
두 작품 모두 해외 영화인과 필름마켓 바이어들의 호평과 함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어 해외 판매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버닝'은 지난 17일 국내 개봉했으며, '공작'은 올여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