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사 “중앙은행이 가상화폐 발행 필요성 못 느껴”

입력 2018-05-18 09:50
수정 2018-07-31 00:01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라엘 브레이너드(Lael Brainard) 이사가 “중앙은행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발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고 17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디지털 화폐 컨퍼런스(Decoding Digital Currency Conference)에 참가해 “암호화폐가 유발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경우 더 큰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실물 화폐를 디지털 형태로 만들면 결국 사이버 공격 위험만 증가시킬 뿐”이라며 “충분한 기술적 역량이 없으면 디지털 화폐는 오히려 지금의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위협을 만들어내고 재무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논지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미 미국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직불 카드, 신용 카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전자 지불 방식을 활용중”이라며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어떠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녀는 이날 연설에서 암호화폐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면서도 동시에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암호화폐는 혁신적인 수단이지만 돈세탁 등과 관련된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는 전통적인 금융 상품과 시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계는 수 년 이내에 암호화폐의 분산 원장기술을 결제, 청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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