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 증권사 바이오·제약 담당자 대상 설문
감리위 예측 질문에 “금감원·삼성 대결구도서 부담스럽다” 침묵
응답자는 전망 엇갈려 “6월중 결론…수십억 과징금 종결 전망” 우세
과반이 “감독원의 무리수” 비판도
≪이 기사는 05월16일(10: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은 17일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에서 다뤄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 관련 의견 표명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한국경제신문이 익명을 전제로 국내외 주요 증권사 제약·바이오 연구원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네 명 중 세 명이 ‘답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응답한 소수의 연구원은 사태의 전개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4~16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28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을 둘러싼 의견과 전망을 요청한 결과 21명(75%)이 ‘어떤 물음에도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거부 이유로는 ‘회사를 분석(커버)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거나 ‘의견을 밝히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대부분이었다. 업종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지만, 금융감독원의 피감기관이자 삼성그룹의 잠재적 수탁사업자로서 위치가 ‘딜레마’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금감원과 삼성그룹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민감한 상황이어서 의견을 내놓지 않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감리위에서 어떤 결론을 낼지와 관련해선 응답한 일곱 명의 연구원들의 예측이 서로 갈렸다. 세 명은 ‘고의적인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놓을 것’이라고 봤고 두 명은 ‘회계기준을 준수해 분식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두 명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분식회계 결론이 나더라도 ‘징계 수준은 무겁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한 연구원은 “금감원의 의지 등을 감안할 때 고의적인 분식회계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면서도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내는 수준에서 사태를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주장한 연구원들은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의 다양성’,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으로 이득을 취했다고 증명하기가 어렵다’는 등 이유를 댔다.
감리위에서 논의한 내용이 시장에 알려지는 것은 대부분 6월 중으로 예상했다. 모두가 빨리 매듭짓기를 원하고 있지만 가장 빠른 오는 23일 증권선물위원회 때 안건을 상정하고 결론을 내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 산하 정부위원회인 증선위는 감리 관련 조치를 내놓는 최상위 기구다. 통상 2주에 한 번 열리며 다음 차례는 6월 7일이다.
별개로 ‘금융감독원이 무리한 감리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가운데 네 명이 ‘그렇다’고 했다. 나머지 세 명은 해당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 연구원은 “법률적으로 정당한 회계처리를 정치적 판단으로 뒤늦게 문제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상장 규정까지 바꿔 상장을 시도한 정부의 책임을 회사에 지우고 있다”고 당국을 비판했다.
이태호/이고운/김진성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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