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율주행 기술 전초기지,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입력 2018-05-17 11:03
수정 2018-05-17 21:43
국내 최대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가보니
'엠빌리' 차량 자율주행 3단계 기술 담금질



지난 16일 찾아간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첨단시험로. 자율주행 요소기술 개발을 위한 가상도시 내 교차로에 멈춰선 K5 기반의 엠빌리(자율주행 실험 차량)가 우회전 신호가 떨어지자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아도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달리던 중 정차된 차량은 장애물로 인지해 회피 주행했다. 원형 회전 교차로에선 다른 차량이 접근하자 감속했고, 앞선 차가 지나가자 기다렸다가 이동했다.

첨단시험로에선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의 기술 확보를 위해 실차 평가가 한창이었다. 작년 상반기부터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환경을 구축해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가 진행중이다.

◆ 자율주행 3단계 기술 담금질

첨단시험로는 가상도시 내 V2I(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통신) 기지국, 버스 승강장, 원형 교차로, 신호등, 자율주차 평가장 등을 구현해 실 도로 환경에서의 센서 성능을 검증한다. 도심 환경에서 자율주행차의 인지, 판단, 제어를 종합적으로 시험해 자율주행 기술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고 있다.

이날 만나 본 엠빌리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돼 주변 360도를 감지하면서 달렸다. 아직 실험 단계여서 실제 운전과 같이 속도를 많이 내진 못했으나 차선 변경, 신호등 인식, 회전 구간이 많은 도심 주행로를 운전자 조작 없이 스스로 해냈다. 엠블리에 탑승한 현대모비스 연구원은 핸들 조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잡은 손을 창문 밖으로 내밀었다.

이원호 책임연구원(자율주행 개발담당)은 "시내 운전 환경을 반영해 최고 시속 40㎞로 제한하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독자 개발한 전방 레이더가 장착돼 있는데 카메라와 라이더 등 다른 센서도 순차적으로 탑재한 뒤 양산 전까지 실험을 통해 안전성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산주행시험장엔 지능형 헤드램프 성능 개발을 위한 폭 30m, 길이 250m 규모의 터널시험로도 있었다. 이 곳에선 가상의 주행도로에 실차 상태 조건으로 주행하며 조도, 시인성 등 헤드램프의 배광 성능과 야간 주행시 시인 성능을 시뮬레이션 평가한다. 범용시험로에선 시험 차량으로 조향·현가·제동장치를 시험한다. 해외 완성차 수주 부품에 대해 신뢰성 검증 단계를 거친다.


◆ 3000억 투자…14개 시험로 갖춰

서산주행시험장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핵심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곳이다. 현대모비스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작년 6월 시설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절반 크기인 총 면적 112만m²(약 34만평)에 자율주행과 직접 관련된 시험을 하는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 등 14개의 시험로 및 4개의 시험동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의 시험장 중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가동률을 높이고 시험차량 대수를 늘리면서 핵심부품 성능과 내구성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독자 센서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이를 적용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첨단시험로 및 레이더시험로에서 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센서 성능을 시험 외에도 센서를 적용한 각각의 ADAS 기술이 제대로 기능하는지도 반복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또 센서의 정보를 받아 실제로 움직이는 조향·제동·현가장치 등 제어부품에 대한 시험도 강화했다. 이우식 ICT시험개발실장은 "각 단위 부품에 대한 시험 평가를 강화하고 이를 시스템 단위로 확장해 최적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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