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둔 '나의 아저씨' 시간 지날수록 사랑받은 이유

입력 2018-05-16 08:56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고민 주제
평범한 이들이 서로 아픔 치유하며 공감 이끌어내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둔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 매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많은 시청자에게 ‘인생 드라마’라고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이유는 고된 직장생활, 파견직, 실직, 이루지 못한 꿈, 가족 문제 등 현실적인 고민을 배경으로 하되, 그것을 겪는 인물들이 우리와 닮아있는 보통 사람이라는 것이다. 남들 보기에 썩 괜찮은 인생을 사는 동훈(이선균)은 사실 가족의 울타리라는 책임을 지고 이 세상을 무기징역수처럼 살아가고 있고, 냉랭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것 같았던 사회초년생 지안(이지은)은 봉양이 필요한 할머니와 갚아야 할 사채에 하루를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이밖에도 중년의 나이에 노모에게 얹혀있는 중년 캥거루와 그 자식들 때문에 걱정을 놓을 날이 없는 노모, 오래전 출가한 연인을 놓지 못하는 여자, 한때 잘 나갔었지만 퇴사한 중년 아저씨들 등 제각기 다양한 사정을 지닌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는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어느새 ‘나’의 이야기가 되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신다.

등장인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또한 인상적이다. ‘나의 아저씨’는 대단한 히어로가 등장해 극적인 해결을 이루는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아픈 사람이 타인의 상처를 공감하고 손을 내밀며, 보듬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먹먹한 감동을 전했다. 그리고 그사이에 탄생하는 수많은 명대사, “아무것도 아니다”, “행복하자”, “파이팅” 등은 매 순간 보는 이의 가슴에 차곡차곡 쌓여 내일을 살아갈 힘을 줬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의 아저씨’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차이와 편견, 그로 인해 생기는 오해와 불통을 깨나갔다. 당연한 의례처럼 물었던 “아버지 뭐하시니”라는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됐고, 나이가 세상의 무게를 덜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리다고 세상이 안 힘들지는 않았어”라고 이해하게 됐으며, 어떻게 볼지 뻔히 알기에 거리를 뒀던 여자 파견직 사원에게 “안 그런 놈 없다”는 부장 상사도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는 좋은 어른이 돼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사회에 만연하는 비뚤어진 시선들에 대해 ‘나의 아저씨’는 다름과 차이에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이 오롯이 마주하는 순간 생기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힘겹게 버티고 있는 지옥 같은 이 세상도,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견딜 수 있다는 것,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따뜻한 메시지. 많은 시청자에게 ‘나의 아저씨’가 “좋은 어른,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드라마”로 손꼽히는 이유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오늘(16일) 밤 9시 30분 방송되며, 최종회는 17일 밤 9시 20분 방송돼 90분 특별 편성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또한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목, 금 밤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방영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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