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정해인 화장품'으로 뜬 듀이트리… PEF에 지분 47% 매각한 까닭

입력 2018-05-15 17:50
무명시절 정해인 모델로 발탁
톱스타로 뜨자 매출 두배 '껑충'
中 등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5일 오후 3시10분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주연배우 정해인 씨(사진)를 모델로 기용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듀이트리가 지분 절반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에 매각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문시언 듀이트리 대표는 지난 11일 보유지분 100% 가운데 47%를 이스트브릿지에 매각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이스트브릿지는 듀이트리의 회사 가치를 750억원으로 보고 신주와 구주를 합해 총 350억원을 투자했다. 듀이트리와 이스트브릿지는 지분율을 53 대 47로 유지하되 이사회는 3 대 3 동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스트브릿지를 공동 경영자로 맞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듀이트리는 LG생활건강 출신인 문시언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화장품 브랜드다. 문 대표는 2001년 LG생활건강이 LG화학에서 분할돼 신설될 때부터 화장품사업부에서 연구와 마케팅을 맡았던 화장품 전문가다.

듀이트리는 높은 효능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획기적으로 낮춘 달팽이크림과 물티슈처럼 간편하게 뽑아 쓰는 마스크팩인 픽앤퀵 등 젊은 여성의 소비 취향을 파고드는 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올초 듀이트리는 당시만 해도 무명이던 정해인 씨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행운도 누렸다. 지금은 6억원 안팎의 계약료를 받는 톱스타가 된 정씨를 일찌감치 선점한 덕에 듀이트리 인지도가 급상승했다는 평가다. 이스트브릿지 역시 정해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듀이트리 투자를 결정한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트브릿지는 국내 대형 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출신인 임정강 회장이 2011년 설립한 운용사다. 중동 국부펀드에서 투자금을 유치해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골드만삭스 IB 공동대표 출신인 최동석 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투자부문을 강화했다.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와 기업가치 개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트브릿지를 공동경영자로 맞아들이면서 듀이트리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트브릿지는 먼저 듀이트리의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이준성 전 인도네시아 11번가 대표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또 중국 상하이에 있는 대형 화장품 판매 대행사 Y&F와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대형 드러그스토어 프랜차이즈인 왓슨스 및 매닝스의 중국 매장에도 입점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로레알과 유니레버가 각각 스타일난다와 카버코리아를 거액에 인수하는 등 국내 화장품 회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듀이트리가 중국 진출에 성공하면 단기간 내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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