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광 기자 ]
현대백화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 유통 노하우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2016년 8월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VR스토어’를 열었다. 온라인몰에 VR 기술을 적용한 것은 국내에선 더현대닷컴이 처음이었다.
더현대닷컴 VR스토어에 접속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노비스·나이키·아디다스 등의 매장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과 VR 기기를 통해 360도로 살펴볼 수 있다. VR 기술을 활용해 매장을 그대로 재현했다.
더현대닷컴은 최근 독일 명품 브랜드 몽블랑의 VR 매장도 선보였다. 해외 명품 브랜드가 VR 매장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VR 기기로 화면에 접속하면 실제 매장에 있는 것처럼 가상 쇼핑이 가능하다. VR 기기 화면 내 화살표를 응시하면 매장을 걸어다닐 수 있고 선호하는 제품을 보면 제품 정보가 뜬다.
더현대닷컴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몰은 상품 정보를 글과 사진으로 제공했지만, VR 백화점은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과 진열 상품을 그대로 옮겨와 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도입 초기 3000명 수준이던 이용객은 최근 1만 명을 돌파했다. 더현대닷컴은 상품을 자동 추천해주는 VR 추천 서비스도 시작했다. 백화점을 통째로 옮겨 놓은 느낌을 주는 ‘VR 백화점’ 서비스는 내년 선보일 계획이다.
채팅형 인공지능(AI) 로봇 ‘헤이봇’도 선보였다. 기존 챗봇이 구매, 반품 등 정해진 답만 하는 키워드 선택형 방식인 데 비해 헤이봇은 간단한 인사부터 “구매 내역을 알려줘” “상품 배송 현황을 알려줘” 등 문장으로 채팅이 가능한 진화된 챗봇이다. 소비자가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여 그 데이터를 활용해 원하는 답변을 찾는다.
더현대닷컴은 인터넷과 연결된 냉장고에서 먹을거리를 쇼핑하고 옷장에서 옷을 쇼핑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상용화 중이다. 2016년 9월 사물인터넷 냉장고 삼성 패밀리 허브에 들어갔다. 기존 온라인몰을 벗어나 새로운 온라인 유통 채널에 입점한 데 의미가 있다.
삼성 패밀리 허브 냉장고 화면을 통해 프리미엄 식료품과 화장품,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고 백화점 할인 정보와 문화센터 강좌 등을 선보이고 있다. 더현대닷컴은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모든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 기본 앱으로 탑재돼 있다.
현대백화점은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H월렛’을 2015년 시작했다. H월렛은 월평균 4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사용 금액도 매월 20~50%씩 늘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의 매출 비중이 50%가 넘을 만큼 젊은 층의 사용률이 높다. H월렛은 카드 사용내역 및 청구내역 조회, 멤버십 마일리지 적립, 할인쿠폰 등 현대백화점카드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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