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즌필 도입 등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을 강화하는 법안이 의원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최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일명 '엘리엇 방지법'이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인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 도입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내 기업이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며 "제2의 소버린, 제2의 엘리엇이 나오지 않도록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특정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시행되고 있다.
신주인수선택권, 이른바 '포이즌 필'(Poison Pill)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있으면 신주를 발행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주식이 헐값으로 발행돼 기업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어 '독약 처방'으로도 불린다.
그동안 두 제도는 '1주 1의결권' 원칙에 반하고, 대주주 권한 남용과 견제 무력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으로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외국 자본과 국내 기업간 경영권 분쟁이 잇따르면서 재계를 중심으로 경영권 방어 장치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엘리엇은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발표하면서 현대차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는 지난 2003년 헤지펀드 소버린, KT&G는 2006년 미국의 억만장자 칼 아이칸과 경영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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