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경제계 "3년치 초과근로시간 따지는 건 불가능"

입력 2018-05-14 21:45
기업들 이번엔 '포괄임금제 폭탄'

소급 적용 어떻게…


[ 좌동욱/심은지 기자 ] ‘실근로시간에 맞춰 미지급된 법정수당은 다시 근로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다음달 내놓을 ‘포괄임금제 사업장 지도지침’과 관련해 기업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사안이다. 미지급된 법정 수당의 기준과 범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노사 분쟁 및 소송이 잇따를 수 있어서다.

정부는 포괄임금제가 유효하지 않을 경우 실근로시간에 맞춰 법정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근로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수당은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초과근로수당이다. 예를 들어 사전에 정한 연장근로수당(고정OT)이 월 40시간인데 근로자가 매월 50시간의 초과근무를 했다면 기업은 초과된 10시간(50시간-40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법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은 통상임금의 150%로 계산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받은 수당만 돌려받는 게 원칙이다. 근로자들의 실근무시간이 월 40시간에 미달하는 경우라도 미리 지급한 수당을 기업들이 돌려받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그동안 포괄임금제 적용을 전제로 근로자들의 초과근로시간을 세부적으로 따지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40대 그룹 계열사의 한 인사 담당 부사장은 “과거 직원들이 일했다고 기록된 근로시간 중 휴식시간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이런 시간들을 어떻게 골라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렇게 돌려줘야 할 초과근로수당은 과거 3년치 임금이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 시효가 3년이기 때문이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초과근로수당을 소급해 지급해야 하는 기준일은 고용부가 지도지침을 발표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는 지침 발표 후 현장 근로감독을 통해 위법 기업을 가려낼 방침이다.

좌동욱/심은지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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