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논란 후 두차례 매각 실패... 한중관계 훈풍에 분위기 급반전
신세계, 비즈니스호텔서 최고급 부띠끄 호텔로 선회.. 백화점 고객 연계 수요 노려
매각가 5000억원... 대형 빌딩 매각사상 '면적당 최고가' 평당 3000만원 넘본다
≪이 기사는 05월14일(15: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큰손’들이 대거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서울 회현동에 최근 준공된 AK타워(조감도)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풀리면서 명동과 남대문의 상권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회사 AK씨앤씨는 남대문 7-2·9-2 도시환경정비지구에 지난 4월 말 준공한 복합빌딩 AK타워를 팔기 위한 매각 주관사로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를 최근 선정했다. 다음달 5일 입찰을 받고, 7월 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남대문시장역 역세권에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바로 옆이다. 미국계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비롯해 안젤로고든,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 오라이언자산운용, 거캐피털, 라살자산운용,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PGIM 등 한국 대형 부동산에 투자한 적이 있는 내로라하는 미국, 홍콩, 유럽계 투자자가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손잡고 입찰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K타워는 오피스 용도의 A동과 리테일 매장 및 호텔용도 B동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 연면적은 1만7440㎡, 4만3081㎡이다. AK씨앤씨가 시행하고, ㈜효성이 시공을 맡았다. B동 지하 2층~지상 5층의 리테일 매장 공간을 통째 빌리기 위해 위해 대기업 계열 F&B 회사들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착공해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사드 배치 논란으로 좌초 위기를 겪었다. 명동·남대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탓이다. AK씨앤씨는 건설 과정에 두차례에 걸쳐 아쎈다스자산운용,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과 수의계약 형태로 프로젝트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두 회사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프로젝트 초기 20년동안 이 건물에서 호텔을 운영하기로 마스터리스(장기 임차계약)을 맺은 신세계조선호텔은 당초 4성급 비즈니스 호텔을 넣으려 했지만 최고급 호텔을 입점시키기로 선회했다. 새 부띠끄 호텔 브랜드인 '레스케이프(L'Escape)' 1호점을 7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방문하는 해외 고객을 위한 최고급 호텔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평균 객실단가는 30만원대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과 맞먹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입주민들이 건물 남쪽 방면으로 남산을 조망할 수 있고, 남산3호터널을 통해 강남으로 드나들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인근에 있는 스테이트타워 남산(아부다비투자청 보유)에 못지 않은 건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동은 층별 면적이 600㎡ 가량으로 좁지만, 이 때문에 큰 면적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보안성이 높은 단일층을 원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3.3㎡ 2700만원대, 총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건물을 매입하려는 경쟁이 치열해 거래가가 국내 대형빌딩 손바뀜 사상 단위면적당 최고가인 3.3㎡당 2810만원(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을 넘어 3.3㎡당 3000만원, 총 5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는 지난해 메이트플러스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컬리어스인터내셔널의 브랜드 사용권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로 출범한 국내 법인이다. 외부 인재를 영입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맥쿼리와 베스타스자산운용을 거친 오정혜 캐피탈마켓&투자본부 이사(사진)를 영입한 뒤 최근 AK타워 매각을 비롯해 경남권 롯데마트 매장 2곳(KTB자산운용) 및 서교동 삼성화재 빌딩(유경PSG자산운용)의 매각 주관을 따냈다. 오 이사는 더케이트윈타워와 메트로타워 등의 매각 및 자산운용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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