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든 선수 28명 가운데 이승우는 '예상 밖 선택'으로 통한다. 성인 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 대표팀에도 아직 한 차례도 소집된 적이 없어서다.
사실 이승우는 지난해 신 감독 취인 이후 끊임없이 '신태용호 승선'이 거론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대표적인 '신태용의 황태자' 가운데 한 명이어서다.
자연스럽게 신 감독의 부름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신 감독은 부임 이후 여러 차례 소집에서 한 번도 이승우를 발탁하지 않았다. 해외파로만 구성됐던 2기 명단 발표를 앞두고는 대한축구협회가 소속팀에 공문까지 보냈지만 실제 발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스팀을 막 벗어나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승우에게 A대표팀은 너무 먼 일이었다. 프로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대부분 벤치를 지켰고 모처럼 교체로 나서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승우는 긴 기다림 끝이 이달 초 세리에A 데뷔골을 뽑아냈다. 리그경기 첫 선발 출전에서도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부활한 이승우에게 기다렸다는 듯 A대표팀 초대장이 날아들었다.
신 감독은 14일 "이승우는 U-20 월드컵 때 함께 하면서 장점이나 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선수"라면서 "처음에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국내 팬이나 언론이 이승우를 뽑아야하지 않느냐고 얘기했지만 그때는 이탈리아로 막 이적해 적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성장했고, 첫 골을 넣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나 문전에서의 파울 유도, 상대를 교란하는 민첩한 움직임 등은 신 감독이 뽑은 이승우의 장점이다.
물론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고 해서 러시아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신 감독은 21일 28명의 선수들을 소집해 국내 훈련과 평가전을 진행한 뒤 이 가운데 최종 엔트리 23명을 뽑아 내달 3일 사전 훈련지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아직 대표팀에서 한 번도 점검받지 못한 이승우는 국내 훈련 중 집중 점검 대상이다.
신 감독은 "짧은 기간이지만 어느 정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월드컵도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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