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다시 꺼내든 서경배 "시련을 희망으로"

입력 2018-05-13 18:42
서경배의 독서 경영

실적부진에 리콜 등 악재
임직원에 '위기타파' 메시지
추천도서로 '블루오션시프트'
'아세안 챔피언' 등 추천


[ 민지혜 기자 ] “거친 바다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끈 충무공처럼 우리도 위기를 기회로, 시련을 희망으로 바꿔나가자.”

‘독서 경영’으로 유명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임직원에게 《난중일기》 책을 추천하며 독려한 말이다. 서 회장은 난중일기를 읽고 나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응원과 위로가 돼줄 것”이라며 “우리도 충무공처럼 위기를 헤쳐나가 희망찬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다.

서 회장이 읽은 난중일기는 역사비평가 박종평 씨가 지난 3월 출간한 1232페이지짜리 책으로 충무공의 친필일기와 서간첩, 임진장초, 이충무공행록 등이 담겨 있다.

◆독서경영으로 위기 타개

서 회장이 난중일기를 선택한 데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충무공 순국 420주년을 맞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경영 현실이 당시 상황과도 같다는 의미에서 서 회장이 먼저 읽은 뒤 직원들에게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는 올 들어 리콜과 실적 부진이라는 두 가지 악재를 만났다.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내린 18종의 화장품 중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6종 포함됐다. 중금속 안티몬이 허용치 이상 들어갔다고 밝힌 제품 가운데 아리따움 4종, 에뛰드하우스 2종이 있었다. 이 제품들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 화성코스메틱이 생산한 것으로 약 1만여 개 판매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모두 회수하고 환불 조치했다. 서 회장은 “외부 업체가 생산한 제품의 품질 관리를 더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도 부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3% 줄어든 1조6643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781억원, 216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6.5%, 18.9% 감소했다.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는 매출이 18% 줄고 영업이익이 29% 떨어졌다. 에뛰드와 에스쁘아는 적자 전환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컸다. 지난해 3월15일 중국의 사드 보복과 한한령(한류금지령)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중단을 약속한 뒤 지난 4월부터 중국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면서 올 2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도전과 혁신’을 강조

서 회장은 난중일기 외에도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는 책을 읽고 추천했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회사의 경영목표를 ‘원대한 기업’으로 밝힌 서 회장은 “직원 모두가 창의적 장인으로 거듭날 때 태평양을 넘어 더 높고 멀리 날아 아시안 뷰티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하늘 밖엔 무궁무진한 하늘이 있듯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부단히 새 시장과 성장의 기회를 탐색하자”며 《블루오션 시프트》를 추천했다. 또 《아세안 챔피언》을 권했다. “소비를 주도하는 중산층과 젊은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역동적인 아세안 시장은 무수한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서 회장은 “이제 우리는 아세안 시장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철저히 준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평소 틈만 나면 책을 읽는다. 지난해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독서하기, 잠들기 전 5분 동안 하루 반성하기, 끊임없이 질문하기를 3가지 성공습관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지난해 10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이 공동 선정한 ‘2017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경영 평가’에서 세계 20위, 아시아 2위 기업인에 선정됐다. 한국인 경영자는 2013년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3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당시 6위)에 이어 4년 만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부자 리스트’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2위(84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차지하기도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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