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노사합의를 통해 두 번째 법정관리 위기를 빗겨간 STX조선해양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대주주 겸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11일 무급휴직 등의 방법으로 인적 구조조정 없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인건비 절감 기준을 맞춘 노사자구 계획안을 수용하고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철회했다.
산업은행은 후속 조치로 지난 3일 그리스 선사 두 곳이 지난해 STX조선해양에 발주한 탱커 4척에 대한 선수급 환급보증(RG)를 해줬다. RG란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에 넘기지 못할 때 조선소가 선박건조비용으로 미리 받은 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주는 것이다. 수주 계약을 하더라도 RG를 받지 못하면 계약이 취소된다.
STX조선해양은 경영위기로 지난해 수주한 선박조차 RG를 받지 못해 계약 취소 위기에 몰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선사들이 STX조선해양에 선박 발주의향이 있더라도 RG가 걸림돌로 남아 지난해 9월 이후 아예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다.
STX조선해양은 이번 RG 발급으로 수주잔량이 11척에서 15척으로 늘어났다. 내년 3분기까지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STX조선해양의 주요 해외 고객들은 이번 RG 발급을 정부 주도 중형 조선소 구조조정의 완료와 STX조선해양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신호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선사들이 한국 조선업 개편 과정에서 STX조선이 살아남을지 반신반의했다"며 "RG발급으로 STX조선에 선박을 주문해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정상화의 관건은 추가 일감 확보"라며 "적극적인 해외 영업으로 추가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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