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실적 좋았는데…목표주가 줄하향 까닭은?

입력 2018-05-11 11:01


엔씨소프트가 1분기 호실적에도 하락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신작 출시 지연 소식에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만4500원(4.18%) 하락한 33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33만1500원까지 내려가면서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전날에도 주가는 3.21% 하락 마감했다.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컨퍼런스콜에서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일을 예상보다 더 늦은 내년으로 밝힌 데 따른 여파였다.

전날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0%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752억원으로 98% 늘었다. 모바일게임 부문이 전체 매출의 56%(2641억원)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배 가량 급증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초 올해 3분기 출시가 예상됐던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발표에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윤재수 엔씨소프트 CFO는 "블레이드앤소울2는 아마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풀 MMORPG에 부족해 지연됐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신작 모멘텀 부재를 이유로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58만원에서 3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조정이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KTB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50만원서 38만원으로,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HOLD)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도 63만원에서 47만원으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했던 리니지2모바일, 블레이드앤소울2 등이 대부분 내년 상반기로 출시가 지연됐고, 팡야 모바일게임, 아이온 레기온스 등 비교적 기대치가 낮은 게임들과 일부 퍼블리싱게임 출시가 올해 라인업의 전부"라며 "내년 초 신규 게임 출시까지 고려하면 1년6개월 이상 대작 모바일게임 출시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작 라인업이 줄어든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흥행 산업의 특성상 게임 업체의 밸류에이션은 신작 라인업 수와 기대작 출시 일정에 따라 업체별로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며 "이에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18.3배에서 16.5배로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대작게임의 부재로 올해 실적도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27%, 34.4% 하향한 1조6400억원, 6234억원으로 수정했다.

이 증권사 정호윤 연구원은 "신작 출시에 따라 위험수익이 크게 달라지는 게임주 특성상 신작출시 지연은 단기적으로 기업 투자매력도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도 "업데이트 등을 고려해도 리니지M의 매출이 다시 상승하긴 어렵고, 해외출시도 단기에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 4분기까지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으로 감소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내년부터 신작 출시 모멘텀이 본격화하는 만큼 올해 하반기 저점 매수를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신작들의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된 만큼 본격적인 이익 반등 역시 내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주식의 저점 매수 기회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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