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의 블로소득] 가상화폐에 긍정 시그널 보내는 정부, 왜?

입력 2018-05-10 13:10
수정 2018-05-10 15:58
정부 인식 바뀌며 국내 ICO 기대감 높아져
투자금 노리는 가짜 ICO도 많아 투자자 주의 필요



국내 ICO가 허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급변하며 머지않아 암호화폐공개(ICO)가 국내에서도 허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암호화폐를 사기로 규정짓고 ICO를 배척하던 관계부처 공무원들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ICO를 적극 반대하던 공무원들이 최근에는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한 번 내린 판단을 뒤집지 않는 정부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는 큰 변화”라고 말했다.

정부가 암호화폐와 ICO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 역시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를 우려한 탓이다. 김 이사장은 “높은 익명성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다단계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부의 우려가 컸다”며 “하지만 이제는 옥장판으로 대표되는 불법 다단계 영업처럼 기존에도 벌어지던 범죄가 암호화폐로도 확대됐을 뿐이지 암호화폐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는 것을 인식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국내 ICO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규제 때문에 해외에서 ICO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 인슈어리움의 ICO를 추진 중인 직토의 김경태 대표는 “국내에서 ICO가 가능하다면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며 “해외 ICO를 진행할 경우 현지인을 고용해 현지 법인을 세워야 하고 ICO 모금액의 상당부분을 당국에 세금으로 내야 한다. 어차피 내야 할 비용이라면 차라리 한국에서 내는 편이 더 긍정적”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에서 ICO가 가능해진다면 바로 추진할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국내 ICO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이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토큰제너레이션(TG)’이라는 명칭으로 ICO와 같은 행위를 벌인다. 암호화폐는 메인넷을 보유한 플랫폼 기반의 ‘코인’과 플랫폼에 탑재되는 유틸리티 기반 ‘토큰’으로 분화되는데, 코인이 아닌 토큰의 경우 ICO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국내 ICO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이를 추진하는 곳이 있는 만큼, 공식 허용될 경우 투자자들은 무수한 ICO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하지만 가짜 ICO에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단은 아직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4세대 블록체인·암호화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업계는 1세대 비트코인, 2세대 이더리움을 잇는 3세대 블록체인 개발에 몰두하는 상황이다. 이오스, 에이다, 아이오타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업계에서 공인된 3세대 블록체인은 없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에서는 카카오, 네이버, 삼성, LG, SK 등 대기업을 거론하며 이들이 개발한 암호화폐를 비공개로 한정 판매한다는 식의 홍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엄연한 사기 행위로 볼 수 있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일반인들의 경우 허황된 문구와 고수익을 보장하는 사탕발림에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는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은 정보”라면서 “증권사 보고서처럼 투자자들이 알기 쉬운 정보가 많이 제공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투자자들이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처지”고 지적했다.

윤혁민 K&Y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좋은 ICO에 투자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가짜 ICO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을 보장받을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또 “일반인이 암호화폐에 대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백서”라며 “백서를 꼼꼼히 읽고 개발자 이력을 찾아보는 등 가짜 ICO를 구별하기 위한 투자자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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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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