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스마트 홈' 국제표준 선점 노리는 일본 정부

입력 2018-05-10 11:02
수정 2018-05-10 11:14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 간의 ‘스마트 홈’ 시장 선점경쟁이 뜨겁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가 관련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해 국제규격 제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가정 내 주요 가전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기술과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홈’의 국제규격 제정 작업을 시작키로 했습니다. 미사와홈 같은 건설업체 등과 협력해 원격으로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AI스피커 등의 안전 기준을 정리키로 한 것입니다. 2021년에 국제전기표준회의(IEC)의 승인을 얻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와 관련, IEC로부터 표준을 논의하는 위원회 설치 허가도 얻었습니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스마트 홈’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활동하기 쉬운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계획입니다. ‘스마트 홈’ 국제표준을 선점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주도권을 쥘 확률도 높다고 본 것입니다.

그동안 ‘스마트 홈’은 목소리만으로 TV와 난방기구, 조명 기구를 조작하고 외부에 이동 중에도 실내 자동청소와 소등·점등을 하는 등 ‘편의성’에 주로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주로 주목한 것은 ‘안정성’입니다. 여러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각 시스템간 충돌이 발생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실내에서 자동 청소기가 움직일 경우, 난방기기(일본가정은 각종 개별 난방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와 접촉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식입니다.

일본의 사회 시스템은 한국 등 신흥국에 비해 변화가 더디다는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사회 변화에 대비해 부지런히 대비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