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의 반격… "먹는 물, 씻는 물 따로 쓰세요"

입력 2018-05-09 17:46
하이브리드 정수기 출시
고성능 필터로 걸러내는 탱크형은 음용수로 마시고
정수 속도 빠른 직수형은 쌀·과일 씻는 생활수로 사용

정수기 '물전쟁' 2라운드
직수관 통째 교체 서비스 등 후발주자 마케팅 경쟁 치열


[ 전설리 기자 ] “직수형 정수기 물은 마시지 말고 설거지할 때 쓰세요.”

청호나이스의 하이브리드 얼음정수기 신제품 ‘도도’의 콘셉트를 요약한 말이다. 도도는 한 제품에 탱크형(저수조형)과 직수형 두 가지 방식을 적용했다. 좀 더 꼼꼼하게 유해물질을 걸러낸 물(탱크형 정수)은 음용수로, 직수형으로 정수한 물은 생활수로 이용하도록 설계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선 직수형 정수기 시장 성장세가 높았다. SK매직 쿠쿠홈시스 LG전자 등 후발업체들이 직수형 정수기를 내세워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기존 탱크형 정수기 시장을 잠식했다. 이번에 청호나이스가 신제품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사장은 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최근 정수기 시장에선 얼마나 작고 예쁜지, 가격이 싼지 등만 부각해 안타까웠다”며 “유해물질을 얼마나 깨끗하게 걸러내느냐는 정수기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져 나온 것이 신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정수기 본질은 정수 능력”

탱크형 정수기는 RO 멤브레인(역삼투 분리막) 필터를 적용해 역삼투압 방식으로 물을 정수한다. 정수 속도가 느려 저수조에 물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부피가 크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직수형 정수기는 나노 필터로 수돗물을 곧바로 거른다. 정수 속도가 빨라 저수조가 필요 없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작고 간결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필터 성능으로 비교하면 RO 멤브레인 필터가 나노 필터보다 더 많은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하지만 직수형 정수기를 판매하는 후발업체들은 “정수 후 물탱크(저수조)에 고였던 물이 아니라 정수 직후 물을 마실 수 있어 더 위생적”이라고 주장한다.

청호나이스가 새롭게 내놓은 도도는 한 제품에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구현했다. RO 멤브레인 필터로 거른 물은 버튼을 눌러 마실 수 있는 정수기를 통해, 나노 필터로 거른 물은 싱크대로 나온다. 이 사장은 “고성능 RO 멤브레인 필터로 거른 물은 나노 필터가 거르지 못하는 유기 화학물 등 이온성 물질까지 제거해 더 깨끗하다”며 “제거 성능은 떨어지지만 물량이 풍부한 나노 직수는 과일 야채 쌀을 씻을 때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치열해지는 마케팅전(戰)

정수기업계에선 ‘더 깨끗한 물’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 SK매직은 지난 3월 직수관 전체에 플라스틱에 비해 내구성이 높고 오염 가능성이 낮은 스테인리스 소재를 쓴 ‘올인원’ 직수정수기를 선보였다. SK매직은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적용하고 아이스룸은 자외선(UV)으로 살균토록 해 위생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1년에 한 번 정수기 내부를 통째로 갈아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체 살균이 가능한 온수 직수관을 제외한 모든 직수관을 매년 무상으로 교체해주는 정수기는 LG전자 ‘퓨리케어’뿐”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정수기 렌털업체 코웨이는 ‘시루 필터’의 기술력을 강조한다. 시루 필터는 코웨이의 RO 멤브레인 필터 이름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시루 필터로 거른 물이 경쟁사 물보다 깨끗하기 때문에 더 맛있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2분기에 직수형 정수기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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