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스노클링·도예공방 체험…
숙박예약 시장은 레드오션
'카약 타고 한강대교 보기' 같은
보고 즐기는 '체험형 관광'이 대세
야놀자·여기어때 '공격적 M&A'
레저스포츠 전문 창업도 급증
[ 임현우 기자 ]
액티비티(activity)는 여행지에서 이용하는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 등 각종 체험형 상품을 가리킨다. 숙박과 항공권을 제외한 모든 여행상품을 통칭하기도 한다. 한 여행객이 클룩에서 구입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모습. 홍콩계 여행 스타트업인 이 회사는 탑승권, 맛집, 레저 스포츠, 쿠킹 클래스 등 액티비티 상품을 특화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 3월 레저 액티비티 전문업체 레저큐를 인수했다. 레저큐는 레일바이크, 카라반, 유람선, 동물원 같은 체험형 관광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롯데월드, 부산아쿠아리움 등 전국 900여 곳의 발권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숙박을 넘어 여가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투자”라고 했다.
‘여기어때’도 상반기부터 액티비티 여행상품 판매를 본격 시작한다. 동종업계 최다 상품을 갖춘다는 목표로 제휴처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숙소를 정하면서 현지에서 즐길 요트투어, 스쿠버다이빙, 집라인 등을 함께 예약할 수 있게 된다.
◆모텔·호텔 넘어 액티비티 경쟁
여행·숙박예약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액티비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액티비티란 여행지에서 이용하는 볼거리·즐길거리 같은 각종 체험형 상품을 가리킨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3~4년 전 모텔에서 출발해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소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올해는 국내외 액티비티 상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문지형 여기어때 이사는 “숙박 분야에선 사실상 모든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더 확장할 곳이 많지 않다”며 “숙박과 시너지 효과가 큰 액티비티 상품을 결합해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액티비티에 특화해 창업한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데얼은 일본, 괌, 코타키나발루 등 저비용항공사(LCC) 취항지 위주로 레저스포츠 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프렌트립’은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웨이크보드 등은 물론 ‘카약 타고 노을지는 청담대교 바라보기’ ‘도예공방에서 나만의 그릇 만들기’ 같은 이색상품을 내놨다.
외국계 스타트업까지 상륙하면서 전선은 더 넓어졌다. 홍콩에 본사를 둔 클룩은 지난해 한국법인을 세우고 롯데면세점, KT, 하나카드 등과 제휴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클룩은 숙박이나 항공권 대신 액티비티 상품에 집중해 온 대표 업체다. 세계 200여 개 여행지의 4만여 개 상품을 취급한다. 홍콩 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서 줄 서지 않고 바로 통과하는 티켓을 선보여 입소문을 타고 있다.
◆“늘어나는 자유여행객 집중 공략”
여행 정보업체인 트립어드바이저는 올 2월 내놓은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 액티비티 상품의 고속 성장을 중요한 흐름으로 짚었다.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보인 상품으론 맛집 체험, 쿠킹 클래스, 크루즈, 스노클링, 카약·카누 등이 꼽혔다.
액티비티 상품이 주목받는 건 여행 방식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 자유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개별 체험 상품을 찾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강영열 데얼 대표는 “패키지 여행객은 우리의 공략 대상이 아니다”며 “스스로 일정을 짜 5일 이내의 일정을 소화하는 자유여행객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클룩에서는 액티비티를 이용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구매하는 비율이 50%를 넘는다. 송지영 클룩 매니저는 “여행 경험이 쌓일수록 국내에선 숙박과 항공권만 최저가로 예약하고, 세부 일정은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출장길에 잠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짧은 휴식을 즐기는 ‘블레저(business+leisure)’가 주목받는 점도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기업 본사와 아시아 본부가 몰려 있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선 직원 복지 차원에서 블레저를 권장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M&A·인력 채용 ‘쩐의 전쟁’ 예고
이런 액티비티 상품은 대부분 결제 즉시 예약이 확정되고, 티켓 출력 없이 스마트폰 QR코드 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여행·숙박 스타트업 중에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곳이 많아 액티비티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어때는 올해 액티비티 등 신사업에서 인수합병(M&A)을 타진 중이다. 야놀자는 지난달 4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등 1년 새 12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클룩도 해외 벤처캐피털(VC)에서 1억달러(약 1000억원) 넘게 투자받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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