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자 목표수익률도 '쑥'
年 8%대 상품 잇따라 등장
FANG 기업 등 기초자산 다양
원금회수 가능성 높인 상품 인기
여러 개의 ELS를 펀드로 묶은
ELF·ELS인덱스펀드도 관심
[ 최만수 기자 ]
한때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던 주가연계증권(ELS)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연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 ELS 발행액이 사상 최대(65조원)를 기록한 작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ELS는 정해진 시점에 특정 지수나 주가가 일정 범위에 있으면 미리 약속한 수익을 받는 파생결합증권이다. 2015~2016년 홍콩H지수 폭락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ELS 시장이 부활한 것은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과 연관이 깊다.
파생상품을 활용해 상품을 설계하는 ELS 특성상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목표수익률이 올라가고 투자금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지수가 올 들어 조정을 거치면서 손실 우려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특히 저금리로 은행 예금상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투자자들이 변동성 큰 해외 지수나 종목을 활용하는 ELS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ELS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상품에 가입하기 전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높아지는 목표수익률
ELS는 높아진 목표수익률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 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목표수익률은 현재 올초보다 2%포인트 오른 연 6% 안팎에서 형성됐다.
삼성증권이 지난 3월 출시한 ELS(18516회)는 연 8.22%를 목표수익률로 제시했다. 유로스톡스50, 홍콩H,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최장 3년까지 4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를 주는 상품이다. 세 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목표수익률이 연 8%를 넘긴 것은 1년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의 금리 상승 추세가 ELS의 목표수익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 예금보다 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해야 투자자 확보에 유리하다는 증권사들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LS가 인기를 끌자 증권사들은 상품 구조나 기초자산도 다양화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3월 미국 엔비디아와 넷플릭스 등 두 개 종목의 등락에 따라 최고 연 2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ELS를 내놨다. 종목형 ELS는 지수형보다 손실 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목표수익률은 높다.
최근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4개 기업 주가를 묶은 ‘팡(FANG) 인덱스’도 새로운 ELS 기초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손실이 난 상태로 만기가 돌아오면 기초자산으로 사용되는 주식의 현물을 돌려주는 ‘주식지급형 글로벌 ELS’도 선보였다.
일반 ELS보다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원금 회수 가능성은 높은 리자드(lizard·도마뱀)형 ELS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품이다. 기초자산 지수가 조기상환 기준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일정 선(보통 기준가의 60~75%)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 원금과 발행 당시 정해진 수익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도마뱀이 막다른 길에 몰리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는 모습에서 얻은 별칭이다.
ELF·ELS인덱스펀드도 인기
“높은 목표수익률만 보고 무작정 ELS에 가입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LS 투자엔 항상 원금 손실 가능성이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2015~2016년 홍콩H지수가 급락했을 때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투자자들은 최근까지 속앓이를 했다. 일부 투자자는 손실이 확정되기도 했다.
또 요즘처럼 글로벌 증시 전체가 한꺼번에 흔들리면 ELS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코스피200지수 등이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종목형 ELS는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정보기술(IT)업종을 많이 편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IT업종은 경기에 따라 급락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원금 손실 구간 조건도 상품별로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ELS의 원금 손실 구간이 60%라면 기초자산 가격이 처음 기준 가격의 60% 밑으로 내려갈 경우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가까스로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개의 ELS를 펀드로 묶은 주가연계펀드(ELF)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450개 ELF에 최근 석 달간 1004억원(지난 2일 기준)이 순유입됐다. 일반적인 지수형 ELF는 환매 시점(투자 기간 최장 3년)에 기초자산이 가입 시점보다 40~50%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예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ELS인덱스펀드를 찾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ELF는 보통 1~3개의 ELS에 투자하지만 ELS인덱스펀드는 10개가 넘는 상품을 담는 게 특징이다. 삼성ELS인덱스펀드는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만 2주일이나 한 달 간격으로 투자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LS 관련 금융투자상품은 가입 시점의 기초지수가 낮을수록 녹인(손실 위험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작다”며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에 목표수익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관심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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