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중소형주로 알찬 수익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등… 바이오· 헬스케어株 담은 펀드
최근 6개월 수익률 상위권 독식… 변동성 큰 만큼 高수익·高위험
리스크 줄이려면 '시간'을 사라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 등… 가치·성장株 '균형 투자'한 펀드
최근 3년 수익률 '톱5' 내 다수… 기업 내재가치 따져 장기투자
[ 마지혜 기자 ]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건 펀드의 과거 수익률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 있는 직원이 손님에게 펀드 가입을 권유할 때 꺼내드는 것도 최근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들의 명단이다. 수익률은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실력과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업종의 업황 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3개월, 6개월 등을 기준으로 하는 단기수익률이 좋다고 덜컥 가입하면 한동안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펀드가 투자하는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고점에 달해 하락만을 남겨놓은 상태일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이 좋은 펀드들을 보면 단기 수익률은 눈에 띄게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지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투자의 목적과 예상 투자기간, 투자자 자신의 시장 방향 예측 능력 등에 따라 참고할 지표와 투자할 펀드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테마·업종펀드vs가치투자펀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 가운데 최근 6개월 수익률 기준 상위 5개 펀드(3일 기준)는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37.3%),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펀드(37.1%), 미래에셋코스닥혁신성장펀드(29.1%), DB바이오헬스케어펀드(27%), KTB리틀빅스타펀드(24.5%)다.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주밸류펀드(17.9%), 동양중소형고배당펀드(15.8%) 등이 뒤를 이었다.
특징이 뚜렷하다. 지금보다는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성장주, 변동성이 큰 만큼 수익을 얻을 기회도 많은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바이오와 의료기기 등을 중심으로 급등한 헬스케어업종, 바이오 붐과 문재인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활황세를 보인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높은 성과를 냈다. 시기적으로 뜨는 테마나 시장 상황이 수익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장기 수익률이 좋은 펀드들의 성격은 다르다. 국내 액티브펀드 중 최근 3년 수익률 기준 상위 5개 펀드는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펀드(53%),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52.9%),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48.8%),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펀드(44.3%),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펀드(39.5%)다. 맥쿼리미래만들기펀드(39.4%),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38.8%), 트러스톤장기성장퇴직연금펀드(38.2%) 등이 뒤를 잇는다.
특정 테마나 시장의 색깔에서 자유로운 펀드가 많다.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펀드는 ‘균형’을 내걸고 있다. 가치주와 성장주에 균형있게 투자하면서 특정 업종에 쏠리지 않게 투자하는 전략을 내세운다.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는 재무적 요소와 함께 기업 지배구조, 사회공헌, 환경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투자 종목을 선정한다.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펀드는 “가치투자 운용방식에 따라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내재가치에만 주목해 장기투자한다”고 운용 철학을 못박고 있다.
◆“꾸준히 장기투자해야”
투자자가 시장 방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선택은 간단해진다. 당장은 주가가 낮지만 이른 시일 내에 급등할 업종이나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골라 돈을 넣고 충분한 수익을 낸 뒤 주가가 다시 하락하기 전 환매하는 투자를 반복하면 된다. 단기 시장 전망 능력이 중요하다. 여유자금을 짧은 기간 굴릴 때 적합하다. 이 경우 단기수익률은 펀드 투자자산군의 단기 흐름을 볼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하지만 전업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는 현실적으로 이 같은 투자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자금 운용의 목적이 은퇴 이후 쓸 목돈 마련 등 중장기적 재산 증식에 있다면 수익 기회가 높은 만큼 원금 손실 위험도 큰 단기 투자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단기수익률은 큰 의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보다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투자의 손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시간을 사는 것”이라며 “단기 시장 추세를 추종하기보다 최소 3년 이상을 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의 대표상품인 ‘신영마라톤펀드’는 가치주에 장기투자한다는 원칙 아래 2005년 설정 이후 13년간 누적수익률 270%를 달성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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