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여성용 '쿨비즈' 의류 판매 본격화한 일본

입력 2018-05-08 11:16
수정 2018-05-08 13:01

일본의 여름은 무덥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서 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외국인이 보기에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남여 모두 정장을 선호하는 일본 사회생활의 특성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됩니다.

이에 따라 여름이 본격적으로 다가오진 않았지만 일본 의류시장은 벌써부터 여름철 비즈니스 의류 판매 경쟁으로 뜨겁다고 합니다. 소위 ‘쿨 비즈’라고 불리는 시원한 정장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인데요. 올해는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사회적 추세에 맞춰 여성용 쿨비즈 상품 경쟁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주름이 잘 생기지 않고, 열기를 차단하는 기능을 갖춘 여성용 쿨비즈 의류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대형 백화점 체인인 다카시마야는 올해 처음으로 여성용 쿨비즈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도쿄·니혼바시점등에서 지난달 하순부터 주요 정장 매장에서 2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베 같은 질감의 원단을 사용해 시원하고 자외선 통과가 어려운 제품들이라고 합니다. 잘 구겨지지 않을 뿐 아니라, 땀이 흐르기 쉬운 겨드랑이 등에 패드를 갖춘 제품도 마련했다는 설명입니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은 여성 정장 매장에서 사무실용 카디건이나 셔츠 등의 상품 구비를 지난해보다 1.5배가량 늘렸습니다. 의류업체 산요상회는 ‘폴 스튜어트’브랜드를 통해 관리직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상품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정장 업체 AOKI도 여성용 제품수를 크게 늘려, 상품수를 지난해 보다 30%가량 확대했습니다. 의류 내부의 온도상승을 억제하는 제품 등을 주력 제품으로 내놨다는 설명입니다.

일본에서 쿨비즈 상품은 지금까지 주로 남성복 위주로 제작됐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복장 선택의 자유도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인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여름에도 제대로 된 정장을 갖춰 입고 싶다는 여성이 늘면서 여성용 쿨비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전체 여성 중 일하는 여성의 비율은 25~30세가 82%, 30~34세가 75%에 이른다고 합니다. 최근 10년간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합니다.

‘쿨비즈’는 과연 남여 직장인들이 무더운 여름을 이겨나가고, 열심히 근무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는 일본 사회의 변화가 전통적인 복장 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어떤 변화상이 나타날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