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전기車 틈새시장 질주하는 中企

입력 2018-05-07 19:11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NDM, 자율주행 플랫폼
"70개국 우버 택시시장 겨냥"

대창모터스, 초소형 '다니고'
"올해 2만대 판매 목표"

올해 국내 시장 고속 성장
대형 생산시설도 필요없어


[ 이우상 기자 ]
전기로 움직이는 아이오닉(현대차)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출입로를 매끄럽게 빠져나왔다. “전방 카메라 한 대와 어라운드뷰 카메라 네 대, 레이저 센서 여섯 대로 주변 상황을 인식합니다.” 운전석에 앉은 서울대 연구원은 운전대에서 손을 뗀 지 오래였다. 비보호 우회전으로 도로를 나온 아이오닉은 쌩쌩 달리는 기존 차량들을 피해 가장 안쪽 좌회전 차선까지 비집고 들어갔다. 목적지에 도착한 아이오닉은 부드럽게 유턴하기도 했다. 이 전기차는 국내 중소기업 넥센테크의 자회사 엔디엠(NDM)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과 그 위로 얹은 서울대팀의 센서·주행 기술로 움직이고 있었다.

◆ NDM,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지난 2일부터 닷새 동안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시판됐거나 개발 중인 전기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무대였다. 현대·기아자동차,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외에도 국내 중소·중견기업 20여 곳이 참여했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대형 완성차 업체의 관심이 적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었다.

NDM은 자율주행 플랫폼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완성된 자율주행차를 연구한다면 이 업체는 일반 차를 자율주행차로 바꿔주는 모듈을 개발 중이다. 세계 70여 개국에서 운행 중인 우버 택시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NDM은 현지 기술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각국의 도로 환경과 언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NDM 모회사 넥센테크의 김정훈 대표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개발할 필요 없이 협력을 통해 각국 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적용하면 된다”며 “서로 다른 기술이 충돌 없이 맞물려 차를 움직이도록 하는 게 우리 플랫폼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NDM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팀의 링컨 MKZ에 자사 플랫폼을 설치한 뒤 자율주행을 시연하기도 했다. 포럼 강연자로 나선 민경원 전자부품연구원 수석연구원은 “NDM이 도전 중인 플랫폼 시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 경쟁자가 거의 없는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다.

◆경차 절반 가격 초소형 전기차

대형 완성차 업체 홍보관 주변은 초소형 전기차에 도전장을 던진 중소·중견기업 부스로 채워졌다.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필요한 부품 수가 적고 대형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한국전기차협회)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만 대 정도로 예상되는 등 시장성이 큰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체들이 내놓는 초소형 전기차는 경차보다 싼 가격대다. 한국야쿠르트의 전기카트를 생산하던 대창모터스는 지난 3월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를 내놨다. 2인승 전기차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50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전병윤 대창모터스 상무는 “경쟁사 차량과 다르게 밀폐 구조인 데다 공조기가 있는 게 장점”이라며 “올해 말까지 2만 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D2’의 국내 총판인 중소기업 세미시스코도 독자 개발한 전기차 ‘R3’를 선보였다.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중간 형태로, 작은 크기와 기동성을 무기로 배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R3는 하반기 50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농기계 전문기업 대동공업은 기름 대신 전기로 움직이는 다목적 운반차를 공개했다.

서귀포=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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