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첩 총괄' 간부 英 망명… 김정은, 암살조 급파"

입력 2018-05-07 19:11
英 텔레그래프 등 보도
"달러 위조 장비 갖고 도주"


[ 정인설 기자 ] 북한의 정보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 간부가 유럽으로 망명하자 북한이 암살조를 급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일성 전 주석의 외가 후손인 이 간부가 북핵 정보와 달러 위조 기술을 가지고 도주했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7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 등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에서 방첩 업무를 총괄하던 강모 대좌(대령)가 지난 2월 유럽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좌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검토하고 현지 확인 활동을 지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인재 육성을 위해 중국, 러시아 학자들을 북한과 연계시키는 업무도 담당했다.

강 대좌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파악된 것은 2월25일 중국 선양의 한 호텔에서다. 해당 호텔은 과거 칠보산호텔로 불리는 중푸국제호텔로, 북한 해커들의 거점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 대좌는 도주 당시 미국 위조 달러 제조 장비까지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작원 10명을 파견해 강 대좌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좌는 김일성 모친인 강반석 집안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신문은 “강 대좌가 사익 편취 때문에 평양으로 소환될 위기에 처하자 해외 도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 대좌에 대한 암살 작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강 대좌가 프랑스나 영국 쪽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첫 평양 주재 영국 대리대사를 지낸 제임스 에드워드 호어는 “북한이 외교적 마찰을 각오하면서까지 영국에 들어온 탈북자를 암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