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 '가짜·진짜 ICO' 구별하려면 백서부터 읽어라

입력 2018-05-04 19:47
수정 2018-05-04 19:47
가상화폐 사업 모델·개발진 이력 등
내용 꼼꼼히 따져 신중히 판단해야
확인 안된 외부 정보에 휘둘려선 안돼

한경닷컴, 오는 14일 ICO 콘퍼런스
백서 분석하는 방법 등 강연 예정


[ 오세성 기자 ] #카카오게임즈 프라이빗 세일 안내. 카카오 본사는 블록체인 개발에 집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코인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보라코인이며 12억 개 가운데 기업 물량으로 5억 개를 세일합니다. 프리세일과 ICO(가상화폐 공개) 없이 6월에 바로 상장할 예정입니다.

직장인 김태규 씨(35)는 얼마 전 카카오게임즈에서 보라코인을 출시한다는 카톡을 받았다. 카톡 내용에 카카오게임즈 관련 기사 링크까지 첨부해 얼핏 그럴싸해 보였다. 하지만 링크한 기사 내용이 가상화폐와 관련이 없었고 몇 차례 검색한 결과 카카오에서 가상화폐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기사들을 확인해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가짜 ICO 채팅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ICO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화폐를 판매하는 행위다.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해당 가상화폐가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를 매매하는 것보다 기대 수익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수익을 보장하며 ‘선택받은 소수에게만 제공하는 기회’라고 투자자를 현혹한 뒤 투자금만 챙겨 사라지는 가짜 ICO도 많다.

가짜 ICO가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정부가 ICO 자체를 금지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정부 방침 탓에 대부분 ICO가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 투자자는 해외 ICO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ICO 설명회 역시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고 음지에서 이뤄진다”며 “진짜 ICO 설명회조차 음성적인 성격을 갖기에 진짜 ICO와 가짜 ICO를 구분하기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보 부족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사기 범죄도 자연스레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줄 진짜 ICO와 손실을 끼칠 가짜 ICO를 구분할 수 있을까. 가상화폐는 증권사 연구원의 보고서 등 믿을 만한 분석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 정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당부다.

김산하 K&Y파트너스 대표는 “가상화폐마다 비즈니스 모델과 개발진 이력 등이 담긴 백서를 제공한다”며 “내용이 다소 어렵더라도 투자자 개인이 백서를 꼼꼼히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한경닷컴은 오는 1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에서 ICO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연다. 전문가들이 가상화폐 비즈니스 모델과 백서를 분석해 가짜 ICO를 구별하는 방법 등을 강연할 예정이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김산하 K&Y파트너스 대표,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재야 투자 고수인 이홍석 제리캐시 운영자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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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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