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美 FDA '라모트리진 위험' 경고
피부발진 등 증상땐 투약 중지해야
무균 수막염 유발 등 부작용 주의
[ 전예진 기자 ]
간질(뇌전증), 조울증(양극성 장애) 치료제 ‘라모트리진’을 복용한 뒤 계속 열이 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모트리진 성분의 약물을 복용한 뒤 체온이 38.3도 이상 오르고 발진이 생기는 환자는 즉시 검사를 받고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식증(HLH)’이 의심되면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당 제제 복용 시 간 신장 폐 등 신체 전반의 장기와 혈구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겁니다.
HLH는 활성화된 림프구와 대식세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증식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발열과 발진, 혈구감소증, 자연살해세포(NK세포) 활성도 저하 또는 결핍 등이 나타나면 HLH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HLH를 신속하게 인지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당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국내에 허가된 라모트리진 성분 제제는 GSK의 라믹탈(사진) 등 20개 품목(7개 업체)입니다. 2016년 기준 약 80억원어치가 생산·수입됐습니다.
라모트리진은 발열, 발진 외에 수막염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1994년 12월부터 15년간 FDA에 보고된 약물 유해반응에서 소아와 성인 환자에게 총 40건의 무균성 수막염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두통, 오심, 구토, 발진, 광선혐기증 등의 부작용이 있었고 35%의 환자는 입원을 요하는 상태였습니다. 대다수 환자가 라모트리진을 중단했을 때 증상이 해결됐는데 그후 다시 라모트리진을 복용했을 때 더 심각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라모트리진뿐만 아니라 11가지 간질치료 약물은 자살 충동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정신병적 혹은 다른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한 환자보다 간질환자에서 자살충동을 일으킬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간질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간질 치료를 시작하는 모든 환자는 자살 생각 및 행동, 우울증 등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는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이 밖에 설사, 눈떨림, 불면증, 졸음, 현기증, 겹보임(복시) 등의 이상반응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약에 대한 반응을 알기 전까지는 운전 및 위험한 기계조작을 피해야 합니다. 또 약물이 빛에 대한 민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어 되도록 직사광선을 피하고 선글라스, 모자, 자외선 차단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심장, 콩팥, 간 질환이 있거나 항결핵제, HIV 치료제,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약물 복용 전 의사, 약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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