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500만원 놓고 간 익명의 '이화여대 덕후'

입력 2018-05-04 14:40
스스로를 ‘이화여대 덕후’라 밝힌 익명의 기부자가 동창 초청행사가 열리던 학내 공간에 500여만원의 기부금을 놓고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4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지난 2일 낮 12시30분경 학내 ECC 지하 4층 ‘이화 도너스 월(Ewha Donors Wall)’ 앞에 있는 장바구니 캐리어를 한 졸업생이 발견해 학교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캐리어 위에는 “이화여대 덕후가 기부하고 갑니다(현금 495만원+구르마)”라고 적힌 서류봉투가 놓였다. 봉투에는 5만원권 지폐 99장이 들어 있었다. 현금과 함께 한국 여성이 겪는 부조리를 다룬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 흔히 ‘과잠’이라 불리는 이화여대 점퍼, 피로회복제 등이 발견됐다.

이화 도너스 월은 학교가 기부자의 이름을 새겨놓은 벽이다. 또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한 덕후는 한 가지에 깊게 빠진 사람이란 뜻으로, 정황상 이화여대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 기부한 것으로 보인다.

기부금이 발견된 장소 바로 옆에서는 학교 대외협력처가 주관한 동창 초청행사 ‘모여라 이화동창’이 열리고 있었다. 동창 100여명이 하루 동안 입학부터 졸업까지 경험하는 홈커밍데이 형태 행사다. 때문에 이 행사에 참석한 동창이 기부금을 놓고 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학교 측은 캠퍼스에 익명으로 기부금을 놓고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화여대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기부한 분의 뜻을 존중해 누구인지 찾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 기부금은 재학생 복지를 위한 ‘이화해피펀드’ 기금으로 활용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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