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라차·허머스… 식탁 오르는 '에스닉 푸드'

입력 2018-05-01 19:04
외식 메뉴서 집밥 메뉴로

해외여행 급증 '현지 맛' 찾아
인도·태국·중동식당 인기몰이

집에서 직접 해먹는 수요↑
간편식 에스닉 소스 '봇물'
청정원 '커리소스' 등 내놔


[ 김보라 기자 ] 외식·식품업계에 ‘에스닉 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에스닉 푸드는 ‘민족’을 뜻하는 에스닉(ethnic)과 음식(food)이 결합한 단어다.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 세계 각지의 전통 방식을 따르는 음식으로 독특한 향신료를 사용해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 에스닉 푸드가 ‘이국적 메뉴’에서 ‘일상적 메뉴’로 탈바꿈하면서 동남아의 고추장이라 불리는 스리라차 소스, 중동의 김치라 불리는 허머스 등이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동남아 여행 다변화 영향

한국인의 밥상에서 외국 음식은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었다. 쌀국수는 베트남이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식, 피자도 이탈리아가 아니라 미국식, 카레는 노란 분말로 된 일본식을 수십 년간 따랐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일상화되고 음식에 관한 정보량이 늘어나면서 현지 ‘정통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에스닉 푸드 열풍의 진원지는 외식업계다. 수년 전부터 ‘강가’ ‘타지’ 등 인도 음식 전문점, ‘생어거스틴’ 등 태국 음식 전문점, ‘허머스 키친’ 등 중동 음식 전문점이 서울 시내 핵심 상권에 자리잡았다. 태국이나 인도식 커리는 밀가루를 반죽해 넓게 펴 구운 ‘난’이나 흰쌀밥, 구운 고기 등과 함께 먹는다. 이들 메뉴는 외식에는 적합하지만 집에서 해먹기는 어려웠다. 전통 향신료인 가람마살라, 케이엔페퍼, 코코넛크림, 병아리콩 등 들어가는 재료가 많고 레시피가 낯설기 때문이다.

에스닉 푸드는 해외여행 급증과 맞물리며 최근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 대비 56.4% 증가한 241만5245명, 태국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170만9070명에 달했다.

해외에서 정통식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면서 집밥용 간편식 소스 시장도 커졌다. 국내 소스시장은 2014년 1393억원에서 지난해 1767억원 규모로 약 26.8%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된장, 고추장, 굴소스 등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했지만 동남아 요리에 들어가는 소스와 파스타 소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스리라차 라면·커리 과자…

에스닉 푸드의 인기를 반영한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지난달 30일 게살 뿌팟퐁커리, 병아리콩 반달루커리, 치킨 마크니커리, 비프 코르마커리를 ‘월드 테이블 커리소스’라는 이름으로 내놨다. 전자레인지 또는 팬에 2~3분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병 소스다.

김영선 대상 마케팅본부 팀장은 “동남아 및 중동 요리를 외식으로 즐기는 20~30대가 많아지면서 집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정통 커리 소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수 과자인 빙그레 꽃게랑은 올 들어 동남아 카레맛으로 재탄생했다. 삼양식품은 동남아의 매운맛 소스인 ‘스리라차’로 불닭볶음면과 라면 스낵을 선보였다.

외식업계도 정통 가정식을 내세우는 곳이 늘고 있다. 일본 가정식, 대만 가정식, 멕시칸 가정식 등 소박하지만 정통 방식에 기반한 업종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성장세가 가장 빠른 외식 브랜드는 ‘분짜라붐’ ‘에머이’ 등 베트남 정통 방식의 생면 쌀국수와 비빔면인 분짜 등을 주력으로 하는 곳들이다. 1년 새 분짜라붐은 21개, 에머이는 113개로 매장 수가늘었다.

호텔업계도 에스닉 푸드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는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에서 호텔 레스토랑 11인의 셰프 대표 메뉴를 내놓는 ‘I-셰프 프로모션’을 오는 8일까지 운영한다. 독일 인도 아랍 출신 수석셰프들이 내놓는 대표 메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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