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타임 1993
좋은 소재, 절제된 실루엣의 셋업 슈트
다양하게 믹스매치 가능… 젊은팬 많아
제품가격 10~20% 낮춰 '가성비' 강화
25년 전 사용한 화보 그대로 활용
시간이 지나도 변함 없는 고전미
[ 민지혜 기자 ]
내 몸에 꼭 맞는 슈트를 갖고 싶은 건 비단 남성만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도 클래식 슈트에 대한 로망이 있다. 특히 국내 여성복 브랜드 ‘타임’은 1990년대부터 여성들이 갖고 싶은 정장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좋은 소재와 잘 재단된 패턴, 절제된 실루엣 등은 오래 입어도 질리지 않는 타임 여성 슈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섬은 타임 출범 25주년을 맞아 과거 대표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타임 1993’을 선보였다. 타임이 1993년 출범 이후 과거 제품을 다시 리뉴얼해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전미 살린 타임 1993
타임은 국내 여성복을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다. 2009년 연매출 1025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메가브랜드’가 됐다. 2016년에는 단일 여성복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과 특별한 소재를 찾는 마니아가 늘어난 게 성장의 핵심 요인이다. 타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특히 슈트를 찾는 직장인이 많다.
타임 1993 제품군은 초창기에 선보였던 클래식한 디자인을 되살린 것이 특징이다. 당시 보다 좀 더 유연한 라인, 캐주얼 차림에도 어울릴 만큼 현대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한섬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캐주얼, 제조·직매형 의류(SPA) 등 여러 브랜드에서 캐주얼 및 스포티한 의류를 선보이면서 기존 여성복 디자인도 캐주얼화됐다”며 “과도하게 트렌드를 좇는 요즘 시대에 좀 더 고전미를 살린 클래식 슈트를 내놓겠다는 취지에서 타임의 시그니처 라인을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 1993은 각각의 제품을 함께 또는 독립적으로 믹스매치할 수 있게 제작했다. 여러 용도로 코디할 수 있는 ‘셋업 슈트’를 지향한 것이다. 일반 정장은 재킷과 바지를 한 벌로 입었을 때만 어울
다는 느낌을 준다. 반면 셋업 슈트는 청바지 원피스 등에 걸칠 수 있는 재킷과 재킷에도 잘 어울리는 바지를 지향한다. 이 때문에 한 벌을 구입해서 여러 벌의 효과를 내고 싶은 젊은 층 사이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타임 1993 라인은 총 61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재킷 12종, 원피스 13종이 주력 상품이다. 바지 셔츠 니트 등 각각 10종, 치마 3종, 코트 2종, 베스트 1종 등도 눈길을 끈다. 올해 타임이 선보인 봄여름 신상품의 20%를 차지한다.
가성비로 젊은 층 공략
한섬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1993 라인의 일부 제품 가격을 기존 타임 옷보다 10~20%가량 낮췄다. 재킷과 원피스는 70만~82만5000원대에 판매한다. 바지는 37만5000~48만5000원대, 셔츠는 31만5000~43만5000원대, 니트 26만5000~49만5000원대다.
한섬 관계자는 “합성섬유가 섞이지 않은 리넨, 울 등 이탈리아 고급 천연소재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살렸다”며 “무엇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화한 것이 시그니처 라인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한섬은 타임 1993 광고도 당시 사용했던 화보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별도의 작업 없이 ‘TIME 1993’이라는 문구만 추가했다. 브랜드 초창기 분위기와 콘셉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서다. 브랜드의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한섬은 타임 1993 라인을 현대백화점 등 전국 50여 개 타임 매장과 더한섬닷컴에서 판매한다. 올해 하반기 가을겨울 시즌에도 타임 1993 제품군을 출시하기로 했다.
한섬의 다른 관계자는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 소비자들이 취향 따라 골라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 멋스러운 슈트”라며 “타임이 표현할 수 있는 고전미, 차별화된 소재와 실루엣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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