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소리없는 저격수' 고혈압 관리와 치료법
국민 5분의 1이 유병자
고령화로 환자 절반이 65세 이상
증상없거나 건강 과신해 관리소홀
44%만 복용약 등으로 혈압 유지
신장기능 저하와 연관
신장 망가지면 동맥 수축돼
혈압 오르면서 신장질환 더 악화
방치땐 평생 투석 등 후유증 남겨
젊은 층도 평소 관리해야
매일 같은 시간에 혈압 측정
유산소 운동·금주·저염식 등 필수
[ 이지현 기자 ] 건강검진 등을 통해 고혈압 판정을 받아도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 없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그러나 방치하면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눈이나 신장이 망가져 실명하거나 평생 투석을 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우려가 있다. 고령층은 고혈압 판정을 받으면 합병증 걱정 때문에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젊은 층은 고혈압 진단을 받아도 방치해 병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도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파악하고 고혈압이라면 적극적으로 혈압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혈압 합병증과 관리법을 알아봤다.
“고혈압 환자 1100만 명에 이를 것”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성인의 평균 혈압은 수축기 118㎜Hg, 이완기 77㎜Hg로 최근 10년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고혈압을 앓는 사람도 증가해 국내 고혈압 환자는 1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다. 의료기관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02년 300만 명에서 2016년 890만 명으로 약 세 배로 늘었다. 고혈압약을 처방받은 사람도 2002년 250만 명에서 2016년 820만 명으로 세 배 이상 많아졌다.
고혈압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2002년 34%에서 2016년 46%로 증가했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치료를 함께 받는 사람은 25%에서 57%로 크게 늘었다.
스스로 고혈압인지 알고 치료하고 조절하는 사람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이후 10년간은 정체기를 겪었다. 고혈압 환자 중 스스로 고혈압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의 비율은 2016년 기준 65%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사람의 비율은 61%, 치료를 통해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사람은 44%다. 여전히 고혈압 환자 10명 중 6명 정도는 혈압 조절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혈압역학연구회장인 김현창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고혈압 예방 관리 전략을 도입해서는 고혈압 관리 수준을 높일 수 없다”며 “대상자 특성별로 특화된 다양한 맞춤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질병부담연구에서 사망 위험 요인 기여도를 평가했더니 고혈압(20%)이 1위로 담배와 비만보다도 기여도가 높았다”며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과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치료해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은 신장 건강과도 연관돼
고혈압은 혈압이 정상 범위보다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고혈압은 뇌혈관 질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고혈압을 치료해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이 같은 질환으로 사망하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고혈압 환자는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에서 진단받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혈압 관리에 소홀한 사람이 적지 않다.
고혈압은 신장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원인 모르는 고혈압(일차성 고혈압)은 신장과 관련이 깊다”며 “대부분의 신장병 환자는 고혈압과 함께 심장과 동맥의 합병증을 앓고 혈압이 높은 환자일수록 말기 신장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신장은 몸속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수분과 소금의 평형을 조절한다. 혈관 수축과 이완을 돕는 호르몬도 만든다. 신장이 망가지면 소금이 몸 안에 쌓여 체액량이 늘고 동맥이 수축해 고혈압이 생긴다.
신장병은 당뇨병, 사구체신염 등으로 인해 생긴다. 이들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신장 기능이 떨어질수록 고혈압이 더 심해진다. 임 교수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고혈압이 생기고 고혈압이 있으면 신장병이 악화된다”며 “유전, 비만, 흡연 등 위험인자가 있으면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하고 고혈압이 있으면 심장과 동맥은 물론 신장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 관리가 중요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자신의 혈압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하루에 한 번 혈압을 재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하는 사람이 많다. 반드시 아침에 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 측정 전에는 혈압에 영향을 주는 요인도 피해야 한다. 혈압을 재기 전 30분 동안은 담배를 피우거나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최소 5분 이상 휴식을 취한 뒤 혈압을 재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낮추기 위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혈압이 높아진다.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고혈압 환자는 체중이 5㎏만 줄어도 혈압이 떨어진다.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을 하는 것도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1주일에 4~5번 이상, 30~45분 정도 빨리 걷기 정도의 운동을 해야 한다.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등 다른 질환을 앓고 있다면 운동하기 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소금은 하루 6g 이하로 섭취해야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소금을 6g 이하로 섭취해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높아진다. 알코올은 고혈압약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도 방해한다. 과음은 삼가야 한다.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은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보다 혈압이 낮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 채소, 섬유소 섭취를 늘리고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혈압을 높인다. 고혈압 환자라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없고 평생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치료 시작을 머뭇거리는 사람이 많다. 마음대로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도 흔하다. 고혈압 치료를 꾸준히 해야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다양한 항고혈압제도 개발돼 있다. 주형준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개인 특성을 고려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효과적인 항고혈압제를 선택해 혈압을 적절한 범위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대한고혈압학회,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주형준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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