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 찍으러 왔다"

입력 2018-04-27 12:59
수정 2018-04-27 13:12
"초청해 준다면 언제든 청와대 가겠다
불과 200m 걸어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생각"

실향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등 北 관련 피해자들도 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에서 열린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으러 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회담 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 군사분계선(MDL)에서 악수하고 남쪽으로 넘어온 후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함께 북측 땅을 잠시 밟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그는 “초청해 준다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께서 새벽 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며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에서 MDL까지) 불과 200m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원래 평양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게 더 잘 됐다”고 덧붙였다.

6·25 전쟁 당시 피란 온 실향민들과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피해를 입은 연평도 주민들, 탈북자들에 대해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은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인식한 듯 “그동안 큰 합의를 해 놓고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결과가 제대로 되겠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가 11년 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며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말하는 ‘만리마 속도전’을 언급하며 “만리마 속도전을 남북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덧붙였다.

판문점=공동취재단/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