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부족으로 진짜·가짜 구분 어려워
투자자가 암호화폐 백서로 판단해야
#카카오게임즈 프라이빗 세일 안내. 카카오 본사는 블록체인 개발에 집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코인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보라코인이며 12억개 가운데 기업 물량으로 5억개가 세일됩니다. 프리세일과 ICO없이 6월에 바로 상장 예정입니다.
직장인 김태규 씨(35)는 며칠 전 카카오게임즈에서 보라코인이 출시된다는 카톡을 받았다. 카톡 내용에 카카오게임즈 관련 기사 링크까지 첨부해 얼핏 그럴싸해 보였다. 하지만 링크된 기사 내용이 암호화폐와 관련 없었고 몇 차례 검색한 결과 카카오에서 암호화폐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기사들을 확인해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가짜 ICO 채팅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ICO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암호화폐를 판매하는 행위다.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 구매하기에 암호화폐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해당 암호화폐가 거래소 상장될 경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것보다 기대 수익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수익을 보장하며 ‘선택 받은 소수에게만 제공된 기회’라고 투자자를 현혹한 뒤 투자금만 챙겨 사라지는 가짜 ICO도 많다.
가짜 ICO가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우리 정부가 ICO 자체를 금지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정부의 방침 탓에 대부분의 ICO가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 투자자는 해외 ICO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ICO 설명회 역시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고 음지에서 이뤄진다”며 “진짜 ICO 설명회조차 음성적인 성격을 갖기에 진짜 ICO와 가짜 ICO를 구분하기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보 부족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사기 범죄도 자연스레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줄 진짜 ICO와 손실을 끼칠 가짜 ICO를 구분할 수 있을까. 암호화폐는 증권사 연구원들의 보고서 등 믿을만한 분석 자료가 적기에 외부 정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당부다. 김산하 K&Y파트너스 대표는 “암호화폐마다 비즈니스 모델과 개발진 이력 등이 담긴 '백서'가 제공된다"며 "어렵더라도 투자자 개인이 백서를 꼼꼼히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경닷컴은 5월 14일 ICO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이 암호화폐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백서를 분석해 가짜 ICO를 구별하는 방법을 강연할 예정이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김산하 K&Y컨설턴트 대표,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 재야 투자고수인 이홍석 제리캐시 운영자 등이 강연자로 참석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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