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화려해 보이는 힙합… 시작은 '노동요'였다

입력 2018-04-26 18:36
수정 2018-07-25 00:01
블랙스타38


[ 은정진 기자 ]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은 누가 뭐래도 ‘힙합’이다. 1960~1970년대 록이 그랬던 것처럼 힙합 음악은 이제 ‘젊음’과 ‘자유’를 대변하는 아이콘이 됐다. 힙합이 흑인에 의해 탄생된 ‘블루스’ ‘소울’과 ‘리듬앤드블루스(R&B)’를 거쳐 등장한 장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은 블루스를 시작으로 흑인 음악이 어떻게 변신을 거듭하며 대중음악의 주류로 떠올랐는지를 앞서간 흑인 음악 주역 38인의 음악 여정을 통해 추적한다. 흑인 음악 잡지 ‘힙합엘이’를 집필해온 저자 류희성 씨는 흑인 노예들이 힘든 삶을 이어가면서 불렀던 노동요에서 출발한 블루스를 흑인 음악의 시작으로 규정한다. 그래서인지 ‘블루스의 아버지’라 불린 윌리엄 크리스토퍼 핸디 이야기가 가장 먼저 소개된다.

핸디는 선창자와 후창자가 음을 주고받는 콜 앤드 리스펀스 방식과 샤우팅(소리 지르는 듯한 창법), 거친 목소리 등 전통 블루스의 중요 요소들을 양식화한 최초의 인물이다. 저자는 핸디가 블루스를 세상에 내놓은 것에 대해 상업적 계산도 분명 있었지만 흑인 음악이 하나의 뚜렷한 구조를 갖춘 예술임을 증명해보였고 이는 결국 현대 대중음악의 기틀이 됐다고 평가한다.

R&B는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들의 발 구름(리듬)과 백인들의 가스펠을 블루스에 결합해 탄생했다. 소작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시각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낸 레이 찰스와 천재성을 지닌 스티비 원더(사진) 같은 인물들의 음악을 통해 R&B를 조명한다. 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블루스의 거친 소리를 매끄럽게 해 백인들까지 아우른 도시적 R&B인 ‘소울’이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우리가 잘 몰랐던 샘 쿡이라는 아티스트를 통해 그린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역시 R&B에서 변모한 소울이 1980년대 ‘펑크’라는 변화 과정을 거치면서 등장한 스타였다. 잭슨은 ‘스릴러’라는 음반을 통해 펑크뿐만 아니라 디스코와 R&B, 소프트 록, 팝 등의 사운드를 접목하며 흑인 음악의 기반 위에 백인 취향의 음악을 짜임새 있게 얹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198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한 힙합까지 20세기 흑인들이 추구한 음악의 공통분모 속엔 백인이 주도하는 미국 사회에서 생존해야 했던 흑인들의 치열하고 힘겨운 삶이 담겨 있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책 곳곳에 흑인 아티스트들을 대표하는 앨범들을 추천하고 짤막한 리뷰도 달아 읽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뮤지크 소울차일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등 활동 중인 미국 흑인 아티스트와의 인터뷰를 넣는 등 흑인 음악 분위기까지 전해주는 정성도 엿보인다. (류희성 지음, 안나푸르나, 340쪽, 2만2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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