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 적극 나서
마을기업에 태양광발전소 건립
취약계층엔 연탄 200만장 기부
실명 위기 환자 수술비 마련도
[ 조재길 기자 ]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종갑)는 국내 최대의 공기업이다. 직원 수만 2만1000여 명에 달한다. 본사는 전남 나주시에 있다. 끝을 모르고 감소하던 나주시 인구가 증가세로 반전한 것도 한전이 본사를 이전한 2014년부터다.
한전은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만 기여하는 게 아니다. 공기업 중 최초로 2004년 결성한 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지역상생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서 책임도 다하겠다는 의지다.
고려인에게 자격증 취득 지원
한전 본사가 자리잡은 전남지역에는 고려인마을(광주 월곡동)이 있다. 고려인은 일제강점기에 옛 소련 지역으로 이주한 한인 및 후손들로, 최근 일자리를 위해 한국을 찾는 사례가 늘었다. 국내 거주자가 4만여 명에 이른다.
한전은 최근 고려인마을 거주자를 대상으로 전기자격증 취득에 관심 있는 사람을 모았다. 일정 선발 과정을 거쳐 1차 10명의 지원 대상자를 추린 뒤 ‘배전분야 전기공사 기능자격’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교육기간은 3개월이며 무료다. 작년 9월 한전과 광주광역시, 한국전기공사협회 간 체결한 ‘고려인 자격증 취득 및 전기공사업계 취업지원 업무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지원 대상자에게는 2개월에 걸쳐 한국어 사전교육 및 기초전기학 교육을 시행했다. 또 교육생들이 자격증 취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기간에 가족 생활비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교육 후 기술자격을 취득한 고려인에게는 우량 시공회사에 취업을 알선해줄 예정”이라며 “한전 등 전기업계에선 부족한 시공인력을 확보하고, 고려인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에 연탄 200만 장씩 기부
한전은 매년 40억여원을 투입해 마을기업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주고 있다. 마을기업은 전력 판매 수익을 얻는 한편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창출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전이 시행하는 ‘임팩트 투자지원 사업’도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분야의 사회적 기업을 다수 키워낸다는 목표다. 한전이 자금을 지원하고, 한국사회투자가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방식이다. 국제박람회 참가와 수출계약도 돕고 있다. 한전은 최근 열매나눔재단과 한국사회투자에 각각 1억5000만원과 2억원을 전달했다.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선 에너지 무상공급 활동을 하고 있다. 냉난방에 필요한 돈을 댈 수 없는 저소득층이 지원 대상이다. 2015년부터 벌이고 있는 ‘사랑愛(애)너지 연탄나눔’은 한전의 대표적인 에너지 지원사업이다. 한전 직원들은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매년 연탄 200만 장(12억원 상당)을 기부하고 있다. 전국 1만 가구에 가구당 200장을 전달했다. 가구당 한 달 반 동안 난방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빛 봉사’ 위해 실명예방 사업
전기로 세상을 밝히는 한전은 실명예방 사업도 사회공헌 활동으로 하고 있다. 일명 ‘아이 러브(Eye Love) 천사’ 프로젝트다. 실명 위기에 처해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에게 수술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2011년 50명이던 지원 대상자를 지난해 520명으로 크게 늘렸다. 한전은 올초 이 사업을 하는 사단법인 ‘더나은세상’에 기금 3억원을 전달했다.
한전은 2013년부터 다문화가정의 모국 방문도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100만 명’ 시대와 발맞춘 행보다. 지금까지 이주 여성과 자녀 등 총 347명의 모국 방문을 도왔다. 다문화 자녀의 성장지원 프로그램으로 명문대 방문, 문화·역사 특강 등 인재 교육에 특화한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한전은 형편이 어려운 전기공학도에게는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05년부터 총 699명에게 45억원의 장학금을 줬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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