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돼 심장 망가진 몽골 어린이, 한국서 새 생명 찾아

입력 2018-04-25 17:25


여덟가지 세균에 감염돼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던 생후 25개월 된 몽골의 어린 아이가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찾았다. 7시간에 걸친 심장 수술을 받은 아이는 80일에 걸친 감염 치료 끝에 세균을 제거하고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서동만 이대목동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김경효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폐렴 때문에 생긴 여덟가지 세균 감염으로 패혈증과 심장병을 앓던 25개월 몽골 어린이 울렌솔롱고 바트쿠약이 4개월 넘는 치료를 끝내고 지난달 퇴원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생후 100일과 첫돌 때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은 바트쿠약은 폐렴 때문에 패혈증이 생겨 현지 병원을 찾았다. 몽골에서 오랜 기간 입원 치료를 했지만 상태가 심해져 세균이 심장 등 여러 장기로 번졌다. 급기야 심장기능까지 떨어졌다. 치료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하던 바트쿠약의 부모는 서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지난해 11월 17일 호흡기를 착용한 채 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대목동병원에 도착했다.

서 교수는 심장까지 퍼진 균 덩어리를 없애고 심장에 인공판막을 넣어 제 기능으로 돌리는 수술을 했다. 7시간 걸린 대수술이었다. 서 교수는 "균 복합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심장 손상에 의한 심장 기능 저하로 사경을 헤매던 아이였기 때문에 심장 수술을 하더라도 치료 과정이 매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후 김 교수팀은 80여일 동안 세균을 없애는 치료를 했다. 치료 전 몸무게가 7㎏에 불과했던 바트쿠약은 세균 치료까지 끝낸 뒤 몸무게가 11㎏까지 불어났고 통원 치료를 마친 뒤 지난달 16일 몽골로 돌아갔다. 김 교수는 "패혈증 때문에 간, 비장까지 농양이 생긴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환자 사례를 관련 학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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