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1000억 발행에
2190억원 매수주문 몰려
현대건설·대림산업 등 이어
사상 최고 경쟁률 기록
[ 김진성 기자 ] 발행 시장에서 건설사 회사채들이 잇달아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이 꾸준히 개선돼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잦아들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219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2.19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2012년 4월 이후 이 회사가 발행한 채권 중 가장 높았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0월 13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에 한참 못 미치는 180억원의 매수 주문만 받았다.
건설사 발행 채권은 올 들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 현대건설(4.27 대 1) 태영건설(2.34 대 1) 대림산업(3.41 대 1) SK건설(8.68 대 1) 한화건설(4.67 대 1) 등이 모두 수요예측에서 자체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이들 모두 풍부한 수요에 힘입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채권 발행금액을 늘렸다.
실적 개선이 건설사 회사채 몸값을 높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건설 등 6개 건설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2조3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3.2% 증가했다. 최근 2~3년간 주택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의 경제 협력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 베트남처럼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 국내 건설사들이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일감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 채권금리가 비교적 높은 편인 것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 23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포스코건설의 3년물 금리는 연 4.25%로 이 회사 신용도와 같은 ‘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연 3.39%)보다 0.86%포인트 높다.
IB 업계에서는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반건설이 상장 준비에 들어갔고 SK건설의 상장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등 건설사들의 증시 입성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담당 임원은 “뚜렷한 이익 개선세 속에 재무적 부담을 줄이자 채권 투자자들의 평판이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며 “건설사들이 이전보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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