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풍미' 현지음식이 뜬다…新 중화요리 전성시대

입력 2018-04-24 15:16

최근 음식료 업계에서 '본토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중국 음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정적인 내수 시장에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자 기존의 장수 제품을 변형, 현지 맛을 담은 신제품으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양식품은 중식 특유의 불맛을 담은 '중화비빔면'을 선보였다. 기존의 비빔면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굴 소스와 양파로 중화 요리의 맛을 더했고, 불맛향미유와 고추기름으로 화끈한 불맛을 입혔다.

지난해 7월에도 심양식품은 소비자 요청으로 수출 전용 '마라불닭볶음면'을 국내에 출시했다. 중국의 사천지방 특색인 얼얼하게 매운 '마라 맛'이 특징이다.

오뚜기도 최근 '마라볶음 쌀국수'를 비롯해 '베트남 쌀국수' 등 현지 맛의 컵누들를 새로 내놓았다. SPC삼립도 작년 중국식 빠오즈(찐빵) 브랜드 '호호바오'와 태국과 중국의 맛을 각각 살린 '?얌꿍면'과 '탄탄면'을 선보였다.

앞서 2016년 팔도 역시 라면업계 최초로 중국 대표 면 요리인 탄탄면을 라면으로 구현한 '팔도 탄탄면'을, 농심도 2015년 중국 홍소우육면 요리를 변형시킨 우육탕면을 출시한 바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도 경쟁적으로 중화요리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중화풍 조리면인 직화짜장면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고, 홈플러스도 돈코츠 라멘, 미소 라멘 등 일본라멘 2종과 목화솜 찹쌀 탕수육과 사천식 깐풍기, 칠리 깐쇼새우 등 중화요리 3종을 출시했다.


음식료 업계가 이같이 현지 풍미를 살린 신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반면, 1인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라면 제조업체 4곳(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의 지난해 라면 매출액 합계는 1조9870억원으로 전년보다 2.6% 감소했다. 반면 HMR 시장은 급성장하며 2011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PB)상품을 공세적으로 출시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여행 증가로 현지 음식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음식료 업체들은 대중화된 중국의 짬뽕· 짜장 대신 새로운 맛 '마라'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신제품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이 늘면서 본토의 맛을 살린 현지음식을 국내에서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꾸준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각종 매체를 통해 트렌드를 읽고 제품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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