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돈 낸 고객'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유료회원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초기 가입 비용 부담이 있지만, 가입비 이상 다양한 혜택으로 단골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지난 2월부터 2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토니블랙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면 5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증정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CJ올리브영도 'VVIP'와 'VIP' 등급에 해당하는 우수회원의 혜택을 강화했다. 이들 우수 회원에게 인기상품 키트 제공 횟수를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렸고, 우수회원 일부에게 제공하는 플래그십스토어 프라이빗 이벤트도 연간 2회 진행한다. VVIP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행사도 매달 열린다. 또 할인 기간 이들에게 추가 할인 쿠폰이 발급해주기도 한다.
지난 1월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도 유료회원제 '스마트 클럽'을 도입했다. 가입비 1만5000원을 내면 원하는 상품으로 교환이 가능한 2만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받는 방식과 가입비 3만원으로 4만5000원의 화장품 키트를 받을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클럽'은 출시 50일 만에 가입자가 50만명을 웃돌았다. 기존 회원들이 '스마트 클럽'으로 넘어오면서 현재 회원수는 9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오는 5월께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이외에도 이커머스 업체들도 유료회원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티몬은 지난 13일부터 '티몬 슈퍼세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대대적인 멤버십 서비스 개편에 들어갔다.
30일·90일·180일(가입비 5000원·1만3000원·2만4000원) 등 가입 기간을 선택하고 가입비를 지불한 회원에게 가입비보다 많은 웰컴 기프트(6000원·1만8000원·3만6000원)를 제공한다.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역시 지난해부터 '스마일클럽'를 운영하고 있다.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웰컴기프트를 증정받고, 회원 전용 딜, 전용 콜센터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 서비스는 6개월 사이에 가입 인원이 55% 증가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유통업계가 '유료회원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가입자들을 붙잡아 단골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통 플랫폼이 급증하고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국면에서는 수익성 높은 단골 고객 확보는 필수적이다. 소비자 입장에도 일반 회원보다 더 많은 할인을 받거나 전용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앞서 2005년 이같은 유료회원제 '아마존 프라임'을 도입한 아마존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연회비 99달러(월회비 12.99달러) 지불시 무료로 반품 서비스, 2일 내 배송, 전자책 구독, 음악 스트리밍, 영화 감상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인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연평균 쇼핑액은 비회원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 차별화된 서비스에 힘입어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는 최근 1억명을 돌파했다.
유료회원제 '모객 효과'가 입증되면서 유통업계는 우수회원 혜택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료회원제는 고정 고객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고객에게는 지불한 비용 이상의 혜택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적인 수익 창출과 고객 락인(lock-in)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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