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골프제국 꿈꾸는 골프존카운티, 1호작 레이크힐스순천 인수 완료

입력 2018-04-20 14:49
≪이 기사는 04월20일(14: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크린골프를 넘어 실제 골프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골프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이던 전남 순천 36홀 골프장 레이크힐스순천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 회생·파산 전문 법원으로 출범한 서울회생법원의 첫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성공 사례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레이크힐스순천의 2차 관계인 집회에서 골프존의 자회사 골프존카운티에 매각되는 회생계획안이 통과됐다. 회생 채권자 중91.32%가 찬성해 통과 기준인 66.7%(채권자의 3분의2)를 넘겼다. 최종 인수가는 730억 1만원. 레이크힐스순천의 주채권자인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521억원을 회수하고, 나머지 209억원을 기존 회원들에게 돌려줘 회원들은 입회보증금의 41.87%의 현금, 17%의 금액에 상당한 이용 쿠폰을 돌려 받는다.매각 주관은 삼정KPMG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바른이 맡았다.

골프존카운티의 레이크힐스순천 인수는 단기법정관리를 뜻하는 P플랜 및 스토킹호스(입찰 후 가계약)방식 인수합병(M&A)의 첫 사례로 기록됐다. P플랜은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른 채권자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 절차 개시 전로 사전계획안을 제출하고, 그에 따라 법원의 심리 및 결의를 통해 회생 인가를 받는 방식이다.

통상의 법정관리는 기업이 회생 결정을 받은 뒤에야 계획안을 만들어 채권자와 협의한다. 반면 P플랜은 채권자들이 사전 협의를 거쳐 회생계획안을 올려 빠르면 2개월 안에 회생절차가 끝난다. 이번 레이크힐스순천 회생 역시 3월 5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 1달 반 만에 마무리됐다.

스토킹호스는 거래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예비인수자를 수의계약으로 정해놓고 경매하는 방식이다. 경매입찰자가 예비인수자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할 경우 수의계약은 해지된다. 동시에 예비 인수자에게는 경매 입찰자가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에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 주어진다.

2008년 개장한 레이크힐스순천은 공사비만 1500억원이 들어간 고급 골프장이다. 18홀은 퍼블릭(대중), 18홀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골프장을 비롯해 56객실 규모의 관광호텔도 운영한다. 그러나 골프장 난립으로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지난 달 6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정관리에 앞서 지난 달 5일 레이크힐스순천의 주채권자 우리은행이 골프존카운티에 골프장을 700억원에 매각하기로 가계약하면서 순탄하게만 보였던 인수전은 같은 달 30일 본입찰에서 코스닥 상장사 고려시멘트를 보유한 강동그룹이 730억 제시하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골프존카운티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했고, 강동그룹의 730억원에 1만원을 붙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 이후 늘어난 30억원의 인수금 배분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졌다. 금융 채권자인 우리은행이 크게 양보하면서 집회 바로 전날인 19일 수정 회생계획안이 확정됐다. 늘어난 인수금의 90%에 육박하는 26억원을 입회보증금 회수에 쓸 수 있도록 우리은행이 양보하면서 투자금 회수율은 가계약 당시 50%(입회보증금 35%, 이용쿠폰 15%)에서 약 59%로 상승했다. 매각 측 관계자는 “금융 채권자인 우리은행의 양보가 합의 도출에 큰 역할을 했다” 고 말했다.

이번 레이크힐스순천 인수는 스크린골프를 넘어 실제 골프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골프존의 첫 번째 골프장이다. 국내 1위 스크린 골프 업체 골프존은 지난해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국내 골프장 인수와 투자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골프인프라투자를 설립해 1조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골프존카운티는 20일 현재 2번째 골프장으로 충북 진천에 있는 아트밸리CC 인수작업도 진행 중이다.

골프존카운티 측은 인수한 골프장을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131개 주요 대중제 골프장의 2017년 영업이익률은 29.2%에 달한다. 반면 134개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7%로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에 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크린과 필드 골프를 합친 국내 골프인구 수는 매년 10~2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재무상태가 부실한 회원제 골프장이 회생절차를 통해 새 주인을 찾고, 대중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 현재의 대중제 골프장의 수익률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투자 매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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