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이사장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
[ 심성미 기자 ]
“구강 미생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잘 다스리지 못하면 잇몸병부터 당뇨,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입속 미생물을 잘 관리하는 게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파라사이언스)의 저자 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이사장(사진)은 자타공인 ‘미생물 마니아’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접속, 미생물 관련 논문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가 쓴 미생물 관련 논문은 SCI·SCIE(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 학술지에도 올라가 있다.
그가 특히 구강 미생물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입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미생물에게 입구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세균 공동체를 ‘바이오필름’이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바이오필름이 치아 표면을 손톱으로 긁으면 하얗게 나오는 플라크”라며 “이와 잇몸 사이에 있는 잇몸주머니는 미생물이 살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구강 미생물 관리야말로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입안에서 자란 세균이 혈관을 타고 퍼져나가면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임산부의 건강이나 태아의 발육에도 영향을 준다”며 “온몸으로 옮겨가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생물이 우리 몸에 ‘필요악’인 존재만은 아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존재다. 김 이사장은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피부 장 입 등 온몸에 살고 있다가 몸이 피로해질 때 질병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미생물은 우리 몸을 자극해 면역 기능을 발달시키고 비타민을 생성하는 등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입속 미생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김 이사장은 뻔하지만 중요한 답을 내놨다. 칫솔질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위아래로 닦는 법’ 대신 칫솔을 45도로 기울여 잇몸 틈새(잇몸과 치아 사이)를 좌우 방향으로 닦아내는 법을 추천했다. 그는 “위아래로 칫솔을 움직이면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제거할 순 있지만 바이오필름이 가장 많이 쌓여 있는 잇몸 틈새를 청소할 순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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