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오픈 개막
올 시즌 KPGA투어
작년보다 대회수 2개 줄고 4개 대회는 후원사 못구해
美 PGA 샷 통계 도입 등 흥행 살리려 변신 몸부림
'스타 부재' 해결이 급선무
[ 이관우 기자 ] ‘어디 스폰서 좀 없어요?’
한국 남자 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 투어의 요즘 화두는 ‘후원사 구하기’다. 양휘부 KPGA 회장을 비롯한 협회 직원은 지인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스폰서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 회장이 만나는 기업 총수나 대표가 하루 2~3명에 이를 정도로 배수진을 친 듯한 모양새다. 물론 기업 총수와의 만남 주제는 ‘화끈한 후원 결단’이다. 협회 관계자는 “팀장급 직원들도 1주일에 4~5회씩 회의를 열어 진행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아나던 불씨 다시 꺼질라
KPGA가 후원사 찾기 총력전에 나선 것은 지난해 가까스로 살린 남자 골프 불씨가 생각만큼 활활 타오르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KPGA 대회는 총 19개, 상금 139억5000만원 규모로 열려 가능성을 보여줬다. 13개 대회(총상금 95억원)가 열린 2016년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 하지만 올해가 걱정이다. KPGA는 19일 개막한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17개 대회(총상금 141억원)를 치른다. 그런데 아직까지 4개 대회 후원사를 정하지 못했다. 7월 열리는 셀러브리티프로암과 8월 대구경북오픈, 9월 온리(only)제주오픈, 11월 최종 결산격인 투어챔피언십의 후원사가 비어 있는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개최 때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협회 “내실 다지자”… 변신 또 변신
협회는 올해를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 방침이다. 양보다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8개 대회를 후원한 골프용품업체 카이도가 자금난으로 한꺼번에 발을 빼면서 들썩이던 투어 분위기가 1년 만에 가라앉고 말았다. 그나마 KB금융리브챔피언십(5월·총상금 7억원)과 KEB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6월·총상금 8억원)이 신설되지 않았으면 뒷걸음질이 컸을 심상찮은 기류다. 카이도는 지난해 끝난 대회 상금 일부를 해가 바뀐 현재까지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투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프로골프(PGA)를 벤치마킹해 남자 선수들의 샷 거리와 정확도 통계를 정밀하게 측정해 공개하고, 성적 우수 선수의 유러피언 투어 자동출전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화에도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개막전인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에서는 ‘4D리플레이’ 장치를 도입해 선수 샷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주고, 그린을 공략한 샷이 떨어진 위치를 그래픽으로 표시해 주는 ‘도트 맵(dot map)’ 시스템을 처음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달라진 투어… 여전히 싸늘한 후원 시장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쉽게 달궈지지 않고 있다. 개막전인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만 해도 눈에 확 띄는 스타 선수가 없다. 지난해 2회 이상 우승을 기록한 ‘멀티 챔피언’ 장이근(25)은 아시안 투어로, 역시 2승을 기록한 김승혁(32)도 일본 투어(JGTO)로 주무대를 옮겼다. 최경주(2002~2003년) 이후 14년 만에 2년 연속 투어 대상을 받은 최진호(34)도 유럽 투어로 진출해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잠재적 스타의 지속적 유출’이 이어지다 보니 갤러리 발길도 뜸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남자 대회에 대한 기업 선호도가 여전히 낮다는 게 가장 큰 장벽이다. 국내 골프대회를 후원한 한 금융회사의 스포츠마케팅 매니저는 “타이거 우즈 같은 걸출한 스타 한 명이 나오면 모든 게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며 “남자 프로대회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에서부터 군불을 지펴 오는 ‘역류 마케팅’으로 생존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열린 KPGA 개막전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 1라운드에서는 박정호(33) 나원철(26) 옥태훈(20) 등 세 명이 6언더파 66타(오후 5시 현재)로 선두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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