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완전한 비핵화 땐 밝은 길… 회담 성공 위해 뭐든 할 것"

입력 2018-04-19 18:14
日 아베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서 밝혀

비핵화·평화정착 모두 강조
"남·북한 평화속에서 살아야 우리는 모든게 해결되길 원해"

"결실 없으면 회담장 나와 최대 압박 지속할 것" 경고

美·日정상
"北, ICBM뿐 아니라 중·단거리 미사일도 폐기해야"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비핵화(CVID)를 달성하면 북한에 밝은 길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만 아니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폐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트럼프 “세계 위해 엄청난 일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휴양시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총리와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몇 주 뒤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이다. 북한과 세계를 위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CIA 국장)를 특사로 평양에 보낸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말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남북한이 안전과 번영, 평화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이는 많은 일을 겪은 한국민에게 마땅한 일이며 운명이고 우리는 모든 게 해결되길 바란다. 아주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 정착을 강조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사이에 진행되는 종전(終戰) 논의를 “축복한다”며 공개 지지했다. ‘김정은-폼페이오 만남’에서 북한 비핵화와 그 보상 차원의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실 없으면 회담장 나올 것”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한 전임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최대의 압박 작전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세계 전역에서 핵무기를 종식해야 하며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지 않고 결실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면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담에서 결실이 없으면 회담장을 나와서 그동안 해오던 것(제재와 압박)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비핵화 협상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라도 대화를 중단할 것이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무엇인가 벌어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폐기까지 요청키로 아베 총리에게 약속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석방되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북한과 협상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6월 혼수상태로 송환돼 엿새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언급한 뒤 “그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3명의 미국인 석방을 위해 매우 부지런히 싸우고 있다”며 “그렇게 할(석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방 가능성을 언급한 3명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가장 오래 억류된 미국인은 김동철 목사로 2015년 10월 함경북도 나선에서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다 체포돼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았다.

중국 옌볜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 씨는 작년 4월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김학송 씨는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을 해왔으며 작년 5월 중국 단둥 집으로 돌아가려다 적대 행위 혐의로 평양역에서 붙잡혔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