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집' 마무리 공사 한창… 가림막으로 보안 유지

입력 2018-04-19 18:12
미리 가본 남북정상회담장

20일께 공사 마무리 되면 북측 선발대 상주할 예정


[ 조미현 기자 ] 지난 18일 방문한 판문점 남측의 ‘평화의 집’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남북한 정상회담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입구는 파란 비닐로 가림막을 설치해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인부들이 장비를 가지고 분주하게 드나들면서 ‘세기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담장은 2층에 마련되며, 3층은 오찬과 만찬이 가능한 연회장으로 꾸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1층은 대기실로 쓰일 예정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사는 20일께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북측 선발대가 상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같은 시각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는 2차 실무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첫 악수부터 전 세계에 생중계하기로 합의했다. 김정은이 걸어서 넘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주변은 예상과 달리 경비가 삼엄하지는 않았다. 우리군 경비병만 있을 뿐 북한 경비병은 없었다.

군사분계선에서 100m가량 떨어진 판문각 건물 문 앞에 북한 경비병 한 명만 보일 뿐이었다. 김영규 유엔군사령부 공보관은 “평소에는 군사분계선 근처에 경비병 없이 카메라로 감시하며 판문점 투어가 있을 때만 보초를 선다”고 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실무장교 회의실 등 파란색 회담장 건물 사이사이 바닥에 설치돼 있다. 이날 실무회담에 참석한 우리 측 대표단도 군사분계선을 지나 통일각으로 걸어서 갔다. 이곳에 군사분계선이 생긴 건 1976년. 공동경비구역 내 사천교(돌아오지 않는 다리) 근처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유엔사 경비병들을 북한군 수십 명이 도끼로 살해한 ‘도끼만행사건’ 이후다.

군사분계선을 등지고 건너면 1971년 건설된 ‘자유의 집’이 있다. 판문각과 대칭이 되는 위치다. 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김정은을 맞이한다면 두 사람은 자유의 집을 지나 회담이 열리는 평화의 집으로 걸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면 김정은은 전용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평화의 집 앞에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가 자유의 집 옆 길을 따라 북측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길은 1998년 6월16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500마리의 소떼와 함께 북한으로 향한 길이다.

판문점=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