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끝없는 ETF 수수료 인하 경쟁

입력 2018-04-18 18:39
키움, 0.012% 제시…보름 만에 또 '업계 최저'

"삼성운용 독주 막아라"
후발주자들 저가 수수료 내세워
코스피200 ETF 시장 '추격전'


[ 최만수 기자 ]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업계 최저 수준인 수수료 0.01%대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인다.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고르는 액티브 투자 대신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ETF 시장이 급성장하자 키움투자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후발 주자들이 낮은 수수료를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ETF 투자자를 잡기 위한 자산운용업계의 수수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수료 낮춰 EMP 시장 선점”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오는 23일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총수익(TR·토털리턴) 지수 방식의 ETF인 ‘KOSEF 200TR ETF’를 상장한다. 수수료(운용보수, 판매보수, 일반사무관리보수 등 포함)는 업계 최저 수준인 0.012%다.


지난달 30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수수료 0.036%의 ‘HANARO200 ETF’를 출시한 데 이어 불과 보름 만에 더 낮은 수수료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한화자산운용도 작년 말 코스피200 ETF의 수수료를 0.04%로 내렸다.

자산운용사들이 저가 수수료 전략을 내놓은 배경에는 삼성자산운용의 독주가 있다. 40조원대의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이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KODEX’ 브랜드를 앞세워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KODEX 200’의 수수료는 0.15%로 가장 높지만 시가총액 규모는 약 5조6000억원으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시가총액 약 3조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후발 주자들은 저가 수수료를 내세워 가장 수요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코스피200 ETF 시장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ETF 자문 포트폴리오(EM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수료 낮추기가 더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KODEX’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다”며 “거래량이 많아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차이가 매우 작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KODEX 200의 점유율을 빼앗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TR 방식 ETF 출시 잇따라

TR 지수를 추종하는 ETF 출시도 잇따를 전망이다. 기존 지수추종형 ETF는 매년 4월 담고 있는 종목이 지급하는 배당금을 분배금으로 돌려주지만 TR 방식은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해외에는 TR 방식이 보편적이다. 국내 ETF 업계의 큰손인 공무원연금 등 일부 연기금과 외국계 보험사 등도 회계처리에 TR 방식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11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200TR’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상장했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은 “한 운용사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비슷한 상품을 또 내놓는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키움투자자산운용이 ‘KOSEF 200TR’을 선보이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곧 TR ETF를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TR ETF 출시가 수수료 인하 과열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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