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럼토마토·킹연어·백딸기… OOOO에만 있어요

입력 2018-04-18 18:34
수정 2018-04-19 06:13
신선식품도 단독 전쟁

국내에 없는 플럼토마토
롯데, 종자 키워 단독 판매

이마트, 라온 파프리카 개발
수입품보다 크고 가격 저렴
현대百은 만년설 딸기 선보여


[ 이유정 기자 ]
신선식품은 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품이다. ‘클릭’ 몇 번으로 온라인에서 살 수도 있지만, 직접 만져보거나 실물을 눈으로 확인한 뒤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아서다.

백화점과 마트들이 이런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우리만 판매하는 단독 신선식품’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연어 생산량의 1%밖에 되지 않는 최고급 뉴질랜드산 킹연어부터 플럼토마토, 라온파프리카, 그래스페드한우, 기마라스망고, 만년설딸기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직접 키우고 브랜드 만들고

롯데마트에서 샐러드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플럼토마토가 대표적이다. 플럼토마토는 씨와 과즙이 적고 살이 단단해 샐러드용으로 많이 먹는다. 외국에선 일반적인 토마토지만 국내에선 재배하지 않아 먹을 방법이 없었다. 롯데마트는 종자수입회사, 농가와 손잡고 국내산 플럼토마토를 재배해 팔고 있다.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국내 샐러드 시장이 커지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외국과 토양이 달라 초기에는 실패를 거듭했다. 꾸준한 시도로 2016년 균일한 품종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젠 플럼토마토 때문에 일부러 롯데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다. 올 들어 일반 토마토 매출은 10% 줄었지만 플럼토마토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에선 유일한 국산 종자 파프리카인 라온파프리카를 살 수 있다. 2015년 경남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상품으로 기존에 수입되는 파프리카에 비해 크기는 크고 가격은 싸다. 상품성에 주목해 단독 판매를 시작했고 2년 만에 ‘효자상품’이 됐다. 지난해 라온파프리카 매출은 전년보다 3배 늘어난 20억원에 달했다.

차별화를 위해 아예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기도 한다. 현대백화점은 품질 좋고 당도 높은 과일을 엄선하거나 소량만 생산되는 신품종·희귀품종 과일을 ‘H-스위트’라는 브랜드로 판다. 필리핀 기라마스섬에서만 생산되는 당도 높은 망고(기마라스망고), 흰색에 가까운 핑크빛의 만년설딸기, 납작복숭아 등이 대표적이다. H-스위트 매출은 최근 3년간 평균 30%씩 증가하고 있다.

◆풀만 먹인 소부터 희귀 연어까지

신선도 문제로 차별화가 쉽지 않은 육류와 어류에서도 전에 없던 제품이 여럿 등장했다. 수십 시간 이동하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운송법을 개발하거나 자체 기술로 업그레이드한 삼겹살 등을 팔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세계 연어 생산량의 1%밖에 되지 않는 뉴질랜드산 ‘킹연어’를 단독으로 팔고 있다. 일반 노르웨이산 연어에 비해 천연 오일 함유량이 높고 살이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비싼 가격에도 매년 매출이 20% 늘고 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사료 및 가공법을 바꾼 제품이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에선 제주 제동목장에서 풀만 먹여 키운 한우인 ‘그래스페드’를, 롯데마트에선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를 살 수 있다. 그래스페드한우는 필수 아미노산과 오메가3, 체지방 분해를 도와주는 공액리놀레인산(CLA) 등이 풍부해 최근 주목받는 품종이다. 건강한 소고기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20% 많은 매출이 나오고 있다.

이베리코 흑돼지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목초지에서 도토리와 올리브를 먹고 자라 마블링이 뛰어나고 잡내가 적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운송과정에서 품질이 나빠지는 사례가 많았다. 롯데마트는 급속 냉동 후 배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풍미는 유지하고 가격은 낮췄다. 이마트는 고성능 후레쉬센터 저장고를 활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풍미가 좋은 숙성삼겹살과 숙성한우등심을 개발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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