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 "마리너卿 추모하는 마음 담았어요"

입력 2018-04-16 17:22
수정 2018-04-17 06:57
2년 만에 모차르트 앨범 발매


[ 은정진 기자 ] “돌아가신 영국 지휘자 네빌 마리너 경(卿·귀족에 대한 존칭)과의 마지막 레코딩이 될 줄 정말 몰랐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사진)은 16일 서울 서초동 야마하홀에서 열린 모차르트 앨범(오닉스 레이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마리너와 함께한 모차르트 협주곡 녹음이 미완에 그쳤지만 그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그대로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성진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손열음은 건반 위에서 자신의 음악적 천재성을 에너지 넘치게 표현하는 연주자로 유명하다. 모차르트 곡을 선택한 데 대해 그는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작곡가”라며 “그의 모든 음악 중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곡이 한 개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특히 전설적 지휘자 고(故) 네빌 마리너가 생전에 손열음과 함께 녹음한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마리너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녹음하고 전 세계적으로 모차르트의 대가라고 인정받는 지휘자다.

손열음은 2016년 4월 마리너가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ASMF)의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섰다. 연주 후 마리너로부터 극찬을 들은 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을 제안받았다. 그룹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노래 가사에 나와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녹음을 시작했다. 손열음에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이 곡으로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자상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그의 연주 영상은 유튜브에서 재생 수로만 1000만 회를 넘겼다.

내한공연 6개월 뒤인 2016년 10월 타계한 마리너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음반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8번, 그리고 그가 마리너 경을 기억하며 연주한 피아노 솔로곡으로 채웠다. 전 세계 동시 발매일인 오는 20일 손열음은 영국 런던 카도간홀에서 함께 녹음했던 ASMF와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국내에선 마리너의 2주기를 맞는 10월부터 서울 예술의전당(7일)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10여 개 도시를 돌며 전국 투어를 한다.

손열음은 지난달 평창대관령음악제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며 더욱 화제가 됐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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